中 비야디, 돌연 한국 진출… 美 '관세 폭탄' 피난처?
中 전기차에 관세 높이는 미국… 韓 생산시 FTA 적용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돌연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시장 규모도 크지 않은 데다,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이 90%를 넘어서며,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도 떨어지는 특성을 감안하면 의외의 행보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 자체에서 성과를 내기 보다는 사실상 미국, 유럽으로의 수출을 위한 발판으로 한국을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에 판매망 뿐 아니라 생산기지까지 구축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비야디는 국내에서 전기승용차를 판매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과 인증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최근 인증을 위한 인력을 채용 중이며, 지난해 말부터 사내 법무팀 등 꾸준히 내부 인력을 확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2~3년 사이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 업체로 올라섰을 정도로 무섭게 몸집을 불리고 있지만, 비야디의 입장에서 한국 시장은 이점이 많지 않다. 전기차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야디가 가격 경쟁력을 위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주로 사용한다는 점도 국내 시장에선 불리한 요소다. 환경부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체계를 개편하면서 재활용 가치가 떨어지는 배터리에 보조금을 적게 지급하기로 하면서다. LFP 배터리는 재활용 가치가 낮은 대표적인 배터리 종류로, 비야디 차종들이 국내에 들어올 경우 보조금 측면에서 핸디캡을 안고 경쟁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비야디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한국 너머의 다른 시장'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차량을 많이 판매해 수익을 얻는 것이 주 목적이 아니라는 얘기다.
비야디의 한국 진출 이면에는 수출 기지로서의 활용이 자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주요국이 관세장벽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27.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유럽 역시 기존 10%에서 추가 관세를 부과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국의 경우 미국은 물론 유럽 대부분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있어 관세 장벽을 피할 수 있다. 글로벌 자동차 격전지로 불리는 미국, 유럽에서의 판매를 이어가하는 비야디에 한국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FTA가 가장 많이 돼있고, 비야디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관세가 높기 때문에 한국을 수출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다고 자동차업체가 미국이라는 큰 시장에서 판매를 안할 수도 없다. 미중간 경제 갈등이 비야디에겐 가장 큰 고민일 것이고, 일종의 게이트웨이, 관문으로 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야디는 국내 진출에 맞춰 차량을 생산하거나 반조립(CKD) 할 수 있는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에서 생산해야만 수출시 '한국산' 꼬리표를 달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지리그룹 산하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역시 오는 2025년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북미 수출, 한국 판매용 폴스타4를 생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비야디가 옛 GM군산공장을 매입하거나 충북에 전기차 공장을 설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충북에 전기차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 옛 GM 군산공장도 모든 차량 설비가 갖춰진 상태에서 멈춰있어 이를 매입해 개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판매가 목적이라면 생산 관련 검토에 들어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생산할 경우 '메이드 인 차이나' 꼬리표를 떼고 품질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국내 시장에서는 중국산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우려와 반감이 아직까지 큰 만큼, '한국산' 전기차라는 점을 강조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
수출시에도 마찬가지다. 현대차, 기아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인식 역시 제고됐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현대차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 시장에서 입증된 모델은 글로벌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공식도 생겨나고 있다"며 "비야디 입장에서는 관세장벽 뿐 아니라 '메이드 인 차이나'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에 있어서도 한국 생산의 이점이 충분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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