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지지층 잡아야 이긴다” 바이든·트럼프, 구애 나서

전웅빈 2024. 3. 8.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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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너무 늙었고 트럼프는 위험하다." 지난 1월 미국 뉴햄프셔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만난 유권자 브라이언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지지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공화당 전략가 데이비드 어번은 "(헤일리 지지자) 3분의 1은 확실히 집에 돌아올 것이고, 3분의 1은 절대로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머지 3분의 1이 설득 대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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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싫다는 온건보수·중도 표심
경합주 선거 ‘캐스팅 보트’로 주목
바이든 “헤일리 지지자 자리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6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경선 하차를 선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바이든은 너무 늙었고 트럼프는 위험하다.” 지난 1월 미국 뉴햄프셔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만난 유권자 브라이언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지지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만약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이뤄지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한숨을 쉬며 “모르겠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가 6일(현지시간) 공화당 경선에서 하차하면서 그의 지지자들을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공화당 주자였지만 온건파 보수층과 중도층의 지지를 얻어 온 독특한 포지션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헤일리 지지자들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며 구애에 나섰다.

헤일리는 이날 경선 중단 기자회견에서 “나는 항상 공화당 후보를 지지해 왔지만 트럼프가 당의 지지를 얻는 것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며 “정치는 사람들을 자신의 대의명분에 끌어들이는 것이지 외면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수주의운동에는 더 많은 사람이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우리 당을 넘는 득표를 할지는 이제 그의 몫이며 그가 그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헤일리는 이처럼 유권자들에게 트럼프 지지를 독려하지 않은 채 트럼프에게 숙제만 내줬다.

줄곧 헤일리를 조롱하던 트럼프는 헤일리가 사퇴를 선언하자 곧바로 지지자들에게 “이제는 우리가 하나의 정당으로 단결해 바이든을 물리쳐야 할 때”라며 “트럼프 편에 서라고 말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앞서 “그들(헤일리 지지층)을 원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캠프에선 그들을 흡수해야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며 공격 자제를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NBC방송은 “헤일리 지지자들은 공화당 경선에선 소수였지만 이들의 결정이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양측 전략가들도 그들 중 일부가 펜실베이니아나 미시간 같은 치열한 전장에서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전략가 데이비드 어번은 “(헤일리 지지자) 3분의 1은 확실히 집에 돌아올 것이고, 3분의 1은 절대로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머지 3분의 1이 설득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경합주 선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와 헤일리 사이 갈등을 노리며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그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는 헤일리 지지자들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분명히 말하지만 내 캠페인에는 그들을 위한 자리가 있다”고 밝혔다. 또 “공화당에는 트럼프에 대해 감히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헤일리는 항상 트럼프를 따라다니는 혼란, 옳고 그른 것을 볼 수 없는 무능력, 블라디미르 푸틴 앞에서 움츠러드는 진실을 기꺼이 이야기했다”고 헤일리를 칭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법치를 옹호하며 서로를 품위와 존엄으로 대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보존해 미국의 적에 맞서야 하는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우리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고 믿고, 그러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CNN은 “바이든 캠프는 환멸에 빠진 공화당원을 빼내기 위해 그들에게 어필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헤일리가 트럼프의 고립주의 외교정책을 비판한 대목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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