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놓치지 않을 것” 우리카드의 ‘반전 카드’ 송명근
남자배구 우리카드가 정규시즌 1위에 도전한다.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송명근(31)이 선봉에 섰다.
우리카드는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선두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1, 27-25, 25-23)으로 완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따낸 우리카드(22승 11패·승점 66)는 대한항공(22승 12패·승점 67)을 1점 차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1경기가 더 남아 있기 때문에 자력으로 1위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송명근은 이날 경기에서 19점을 올렸다. 아시아쿼터인 오타케 잇세이(15점), 외국인 선수 아르템 수쉬코(9점)보다 더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어려운 공격을 성공시킨 송명근은 “중요한 경기에서 이겨서 좋다. 초반부터 집중했다”고 말했다.
송명근은 경기대 시절 국가대표에 뽑혔던 기대주였다. 시원한 스파이크와 강서브가 일품이었다. 2013~14시즌 러시앤캐시(현 OK금융그룹) 창단 멤버로 프로에 뛰어든 송명근은 데뷔하자마자 주전을 꿰찼다. 그리고 이듬해 무적함대 삼성화재의 8연패 도전을 가로막고 정상에 올랐다. 송명근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그러나 송명근의 입지는 그 이후 줄어들었다. 슬럼프에 빠진 데다 군 복무를 하면서 공백기도 있었다. 결국 지난해 친정팀 OK금융그룹을 떠나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됐다. 이적 후엔 벤치에서 대기하다 교체로 간간이 투입되는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송명근은 올 시즌 막판 반등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지난 2일 한국전력전에서 약 1년 만에 선발 출전했고, 중요한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도 펄펄 날았다. 특히 리시브가 탄탄한 대한항공을 강서브로 무너뜨렸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높이는 아쉽지만, 팔 스윙 속도는 대한민국 최고”라며 송명근을 칭찬했다. 송명근은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오면서 ‘기회가 온 만큼 잘해야 한다. 팀에 꼭 필요한 존재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경기가 끝나면 송명근의 목은 항상 쉬어있다. 동료에게 투지를 불어넣기 위해 큰소리를 지르기 때문이다.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다. 송명근은 “내가 처져 있으면 후배들이 내 눈치를 볼지도 모른다. 그래서 벤치에 있을 때도 경기를 집중해서 보려고 노력한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으려고 묵묵히 훈련했다”고 했다.
우리카드가 남은 3경기에서 승점 8점 이상을 따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다. 송명근은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리고 싶지 않다. 남은 경기도 철저하게 준비해서 꼭 이기겠다”고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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