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년전 멸종한 매머드 복원될까…코끼리 세포서 비밀 찾았다
4000년 전 멸종한 털북숭이 매머드를 복원하려는 과학계가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6일(현지시간) 네이처·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생명공학 기업 컬라슬(Colossal Biosciences)은 이날 코끼리 피부 세포를 배아 상태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학계는 쥐의 피부 세포를 배아처럼 작동하도록 조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 이와 같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는 인간의 뉴런, 심지어 쥐의 난자 등 동물의 모든 세포 유형으로 분화할 수 있다.
회사는 털매머드의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현재 생존해 있는 아시아 코끼리의 세포를 편집해 덥수룩한 털과 두꺼운 지방 등 매머드의 특성을 갖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의 공동 창립자인 조지 처치 하버드 의대 유전학 박사는 코끼리 배아의 DNA를 시베리아의 매머드 뼈에서 발견된 DNA처럼 바꿀 수 있다면, 그 코끼리 DNA는 털매머드처럼 추운 기후에서 생존할 수 있는 특성을 보일 것이라고 봤다. 처치 박사는 “세계적으로 어려운 수준인 iPS 세포 확립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네이처는 iPS 구축이 복원 계획 중에서 가장 기초 단계라며 앞으로 넘어야 할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만들어진 배아를 임신하기 위한 대리모 역할에 멸종 위기인 아시아 코끼리를 활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iPS 세포에서 파생한 인공 자궁을 사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들 코끼리의 자연 번식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시험관 임신을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코끼리 어미에서 태어난 매머드와 유사한 유전자 조작 생물체의 탄생이 2028년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학계는 코끼리 iPS 세포 자체를 만드는 데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통해 원하는 신체 조직을 만들 수 있다면 유전학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본다. iPS 세포로 뇌 유기체를 만들거나, 코끼리가 암에 거의 걸리지 않는 이유를 밝혀낼 수도 있다는 게 학계의 기대다.
그동안 코끼리의 iPS를 생산하기 어려웠던 것도 암 저항성이 높은 코끼리의 특별한 유전적 특성 때문이다. 처치 박사는 이와 관련해 “아시아 코끼리의 iPS를 확보한 것은 올바른 출발점이며 마침내 이를 갖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영국 더타임스에 전했다.
컬라슬은 iPSC를 이용해 도도새, 태즈메이니아 호랑이 또는 주머니늑대로도 알려진 타일러사인 등 다른 멸종 동물을 복원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최소 2억2500만 달러(약 2995억원)의 투자를 받고 10억 달러(약 1조331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받고 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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