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or 보기] 법원 “코스 창작성 인정 어렵다”… 골프존 손 들어준 까닭

정대균 2024. 3. 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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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코스는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일까, 아닐까.

국내 시뮬레이터 골프 1위 기업인 골프존(사진)과 골프장 설계자 단체간의 저작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법원은 '골프코스는 창조적 개성이 있다'며 골프장이 가진 창작성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골프장 운영사들은 설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이 아닌 부정경쟁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함이 타당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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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침해 아닌 부정경쟁행위”


골프 코스는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일까, 아닐까.

국내 시뮬레이터 골프 1위 기업인 골프존(사진)과 골프장 설계자 단체간의 저작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1심과 2심이 엇갈린 판단을 하면서 대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대해 골프업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운다.

지난 2월 1일 서울고등법원은 항소심 판결에서 ‘골프코스는 창작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골프존의 손을 들어 줬다. 골프코스의 창작성을 인정한 기존 판결들을 뒤집은 것이어서 파장이 컸다.

원고들은 지난달 19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원고들이 소속된 ㈔한국골프코스설계가협회도 법원의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협회는 지난달 20일 항소심의 판단을 수용할 수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짚은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앞서 골프코스를 설계한 3개사(오렌지엔지니어링, 송호골프디자인, 골프플랜 인코퍼레이션)는 원창작자로서 저작권 침해금지 및 약 307억 원(제1사건 약 227억6000만원, 제2사건 79억5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2021년 12월과 2022년 12월에 ‘골프존은 저작권을 침해하였고 저작권은 설계자에게 있다’는 판결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받아냈다.

국내에서 골프코스에 대한 저작권 다툼이 처음 시작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이다. 대구CC, 인천국제CC, 몽베르CC 등 골프장 운영사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당시 원고측 골프장들은 “골프존이 골프장 전경을 허락 없이 촬영하고 실제 모습 그대로를 그래픽 영상으로 재현, 스크린사업 등에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골프코스는 창조적 개성이 있다’며 골프장이 가진 창작성을 인정했다. 또 저작권의 보호 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020년 3월 관련 사건 대법원 판결도 골프코스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단, 골프코스의 저작권자는 골프장을 조성한 건축주가 아니라 설계자로 봐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은 골프장 운영사들은 설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이 아닌 부정경쟁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함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가 코스 설계자들인 건 그런 이유에서다.

골프존은 항소심 판결이 스크린골프 활성화를 통한 골프 대중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골프존은 “스크린골프는 이용자들에게 손쉽게 골프 게임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골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변화시키고 골프 산업의 저변을 확대하는 선순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판결로 스크린골프 산업이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골프존이 발표한 2022년 골프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골프시장 규모는 20조6690억 원, 그 중 스크린골프 시장 거래액은 2조18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골프 시장의 약 10분의1 규모다.

골프존의 스크린골프 이용객수도 2022년 8700만 라운드, 작년 9400만 라운드(18홀 기준) 등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스크린골프가 골프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골프 코스가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인지, 아닌지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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