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 영웅+'노력' 하늘+'발전' 승현…삼성 캠프 MVP, 다 이유 있네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잘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7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1월 30일부터 37일38박으로 진행된 캠프에 마침표를 찍었다.
캠프 MVP로는 타자 부문 김영웅, 투수 부문 최하늘, 이승현(좌완)을 선정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김영웅은 전체적인 기량이 발전했다. 특히 수비적인 측면에서 안정감이 보인다. 타격 기술 및 경기 대처 능력 등 경기에 임하는 자세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박 감독은 "최하늘은 슬라이더를 장착하며 변화구 구종을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구속 증가를 위해 많이 준비했다. 변화구 효과가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이승현은 선발투수로 뛰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많은 공을 던져도 구속이 떨어지지 않고 제구력도 향상됐다. 변화구(슬라이더) 각 역시 좋아졌다"며 미소를 머금었다.
세 명은 캠프 내내 눈에 띄었던 자원들이다. 우선 김영웅은 캠프 초반 사령탑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박 감독이 방망이 쥐는 방법을 바꿔보자고 하자, 비시즌 준비해온 것과 스스로 정립한 야구관을 당차게 이야기했다. 수장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박 감독은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척 긍정적으로 봤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김영웅은 "소심한 성격이라 감독님께 그렇게 말씀드리는 게 어려웠다. 그래도 올 시즌 주전이 되는 게 목표라 결과가 어떻든 내가 원하는 대로 자신 있게 해보고 싶었다"며 "내 야구를 정립하는 시간인 것 같다. 흔쾌히 허락해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즌 초반 김영웅은 중책을 맡을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말 왼쪽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은 주전 유격수 이재현의 공백을 채울 전망이다. 박 감독은 캠프 연습경기에 김영웅을 꾸준히 유격수로 출전시키며 경험을 쌓게 했다.
최하늘은 누구보다 성실히 캠프를 준비해왔다. 비시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7시 20분, 경산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왕복 3시간 거리다. 오전엔 구속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한 센터에서 운동하고, 오후엔 다른 센터에서 팀 선배인 포수 강민호와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결과로 이어졌다. 숙원 사업이던 구속 향상을 이뤄냈다. 지난해 시속 130km대였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140km 초반까지 상승했다. 시속 10km가량 끌어올렸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4km를 찍었다. 그간 캠프에서 기록해 본 수치 중 최고치다. 일본프로야구(NPB) 팀들과 연습경기에서도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사령탑의 눈을 사로잡았다.
5선발 후보 중 한 명이다. 이호성, 이승현(좌완) 등과 경쟁한다. 최하늘은 캠프에서 이미 투구 수를 약 70개까지 올렸다. 그는 "기회가 온다면 올해는 꼭 잡아내고 싶다. 만약 5선발이 안 된다면 불펜에서 경쟁력 있는 공을 던지는 게 목표다. 어떤 보직이든 열심히 준비해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현도 5선발 자리를 꿰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훈련과 식단 조절 등을 통해 몸무게를 7~8kg 정도 감량했다. 이승현은 "투구 밸런스를 잡고 나니 구속, 제구도 한결 나아졌다. 생각대로 잘 되는 듯하다"며 "5선발을 맡게 된다면 긴 이닝을 책임지고, 불리한 볼카운트는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 아프지 않고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인 캠프를 돌아본 박 감독은 "목표한 대로 기본기와 컨디셔닝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진행했다. 부상자 없이 캠프를 잘 마쳐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다"며 "지난해 부족했던 성적(8위)으로 인해 선수들도 이번 캠프에서 많은 것을 느낀 듯하다. 개막전에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선발진 네 자리는 데니 레예스, 코너 시볼드, 원태인, 백정현으로 확정했다. 박 감독은 "나머지 한 자리 경쟁에선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좌완 이승현, 이호성이 앞서 나가고 있다. 다른 선수들도 퓨처스(2군)팀에서 잘 준비한다면 기회가 생길 것이다"고 귀띔했다.
자유계약(FA) 이적으로 합류한 임창민, 김재윤에 기존 오승환까지 마무리투수만 세 명이다. 박 감독은 "임창민이 앞에 나가고 김재윤, 오승환이 뒤에 들어갈 예정이다. 구체적인 보직과 순서는 시범경기에서 확정할 것이다"고 전했다.
삼성 선수단은 8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9일부터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사진=최원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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