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 속 몽클레르 그레노블
끝없이 펼쳐진 설산과 티 없이 맑고 깨끗한 공기,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아기자기한 건축물. 그리고 럭셔리 브랜드 숍이 즐비한 쇼핑가가 반기는 스위스 엥가딘 계곡 중심에 자리 잡은 생 모리츠(St. Moritz). 일 년 내내 겨울만 손꼽아 기다리는 스키어들이 사랑하는 생 모리츠는 1800년대 중반부터 상류층의 휴양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바라는 ‘꿈의 휴양지’로 꼽힌다. 생 모리츠는 철학자 괴테가 평화로운 노년을 보낸 곳이자 줄리엣 비노시,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열연한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의 배경이기도 한데, 형언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무장한 생 모리츠가 이번 시즌 몽클레르 그레노블의 컬렉션 무대가 됐다.
몽클레르의 아이덴티티를 견고하게 만드는 여러 컬렉션 중에서 그레노블은 윈터 스포츠의 열정과 산악에 기원을 둔 브랜드 DNA에 가장 충실한 컬렉션이라 할 수 있다. 그림 같은 설산에서 추위와 맞서는 아프레 스키(Apre‵s Ski)를 즐기는 이들을 위해 탁월한 기능성과 실용적인 디자인을 선보여왔다. 몽클레르 그레노블은 오랜 시간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마칼루 알래스카 등과 탐험을 함께해 왔으며 대자연을 향한 열정과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기능과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 산악활동의 동반자 역할을 하는 폭 넓은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월 3일에 진행된 2024 F/W 컬렉션은 브랜드가 간직한 산악 DNA에 가장 충실한 무대로, 관객들을 스펙터클한 순간으로 초대했다. 게스트들은 클라바닷치 오두막에 모여 강추위에 온기를 선사할 화이트 패딩 케이프를 입고 장엄한 나무 실루엣과 어둠이 내려앉은 설원의 아름다움을 목도했으며, 생 모리츠의 밤을 빛낸 케이트 모스와 앤 해서웨이, 황민현 등의 글로벌 아이콘들은 정교하게 조각된 스키어 형태의 얼음 조각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곧이어 시작된 몽클레르 그레노블의 컬렉션은 인간과 자연, 기능성과 스타일의 조화에 어느 때보다 집중한 모습이었다. 눈과 얼음을 상징하는 페일 컬러, 나무와 초목의 따스한 색조, 브랜드 상징인 레드 등 다채로운 컬러 팔레트부터 전통 퀼트가 연상되는 기하학적 인타르시아 패턴, 보는 것으로도 온기가 느껴지는 풍성한 퍼와 버진 울 소재, 스키 재킷으로 영민하게 변신하는 셔츠, 일상에서 유용한 각양각색의 액세서리 등 예상치 못한 소재와 기능, 조화로운 컬러와 패턴을 믹스해 기대 이상의 장면을 선사했다. 산악 애호가와 스키어들이 생 모리츠 샬레에서 모이듯, 이번 시즌 몽클레르 그레노블의 컬렉션 역시 다양한 세계와 아름다운 미학이 모여 시종일관 장렬한 클라이맥스를 연출해 잊지 못할 순간으로 우리를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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