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준경 전 민주 부원장 압수수색…용인상갈 알선 의혹

허정원, 양수민 2024. 3. 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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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김용식)는 지난 4일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전준경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전 전 원장은 백현동 개발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로부터 경기 용인 지역 부동산 개발 인허가와 관련한 청탁을 알선해주고, 그 대가로 수차례에 걸쳐 1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백현동 업자 자금, 성남시·법조계 이어 왜 용인으로?


'백현동 개발 특혜ㆍ비리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가 지난해 6월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정 대표는 백현동 로비스트로 불리는 김인섭씨를 통해 성남시에 로비를 한 것 외에도 2013년 7월~2023년 3월 공사비와 용역 대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성남 R&D PFV 및 본인이 실사주로 있는 3개 회사의 법인 자금 480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았다. 뉴스1.

검찰에 따르면 수사팀은 백현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 핵심 피의자인 정 대표를 조사하던 중 백현동 사업과는 무관한 자금 흐름을 포착해 수사에 착수했다. 전 전 부원장은 2020년 3월~2021년 7월 용인시정연구원장이었다. 그 이전엔 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차관급), 국회교섭단체 원내기획실장, 인천시 인천발전연구원 부원장,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자문 특보, 국토교통부 규제혁신 적극행정위원회 위원 등을 거쳤다.

검찰은 다만 전 전 부원장의 금품 수수 시점을 권익위 비상임위원으로 재직하던 2017~2019년으로 보고 있다. 전 전 부원장이 용인시 사업과 관련해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있지는 않았지만, 과거 경기도 산하 기관 등에서 여러 직책을 맡았던 지위를 이용해 담당 공무원을 소개해주는 식으로 사업상 편의를 봐줬다는 얘기다.

전 전 부원장이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업은 아시아디벨로퍼의 ‘용인상갈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개발’로 알려졌다. 2017년 12월 아시아디벨로퍼가 생성한 전략환경영향평가 관련 문서에 따르면 이 사업은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13번지 일대 9만1494㎡에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아시아디벨로퍼는 2016년 2월 매매를 통해 해당 부지를 용인시로부터 사들였다. 경기도는 2017년 5월 이 지역에 대한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지정 제안서를 수용·통보했다.

2017년 12월 아시아디벨로퍼 측이 생성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문서에 나타난 용인 상갈지구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옛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위성사진.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13번지 일대다. 아시아디벨로퍼.

정바울 전방위 로비 의혹…檢 “계속 수사”


전 전 부원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정바울 대표는 백현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성남시에 로비할 목적으로 로비스트 김인섭(70)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에게 현금 77억원과 함바식당 사업권을 준 혐의로 지난해 6월 기소된 인물이다. 돈을 받은 김씨는 지난 13일 1심에서 알선수재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김 전 대표→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용도지역을 변경해주는 등 특혜를 준 혐의(배임)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전 전 부원장의 알선수재 의혹 사건이 백현동 사건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정 대표에서 출발한 뇌물이 정치권뿐만 아니라 법조계로도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월 ‘백현동 수사 무마를 청탁해준다’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총경 출신인 곽정기 변호사와 대검찰청 차장검사 출신인 임정혁 변호사를 기소했다. 곽 변호사는 2022년 6~7월 수임료 7억원 외에 별도 공무원 교제·청탁 명목으로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임 변호사 역시 비슷한 이유로 1억원을 개인 계좌로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4·10 총선을 앞둔 등 이유로 수사가 정체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반부패수사부에선 기존 수사 계속 중인 사안과 관련해 필요한 수사를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허정원·양수민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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