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는 맛"이 대폭발한다 MMO 전문가들의 신작 '롬'
레드랩게임즈의 신작 'ROM'(리멤버 오브 마제스티 / 이하 '롬')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월 2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롬'은 출시 직후 한국, 대만 양대 마켓 인기 게임 1위 진입을 시작으로,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7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3월 들어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2위, 대만 구글플레이 매출 3위에 오르는 등 단숨에 모바일게임 시장의 새로운 태풍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이러한 '롬'의 인기 비결은 대중에게 익숙한 한국형 MMORPG의 특징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콘텐츠다. 사실 '롬'은 뛰어난 그래픽이나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인 게임은 아니다. 그래픽은 일반적인 모바일 MMORPG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육성과 던전 시스템 역시 매우 익숙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이 '익숙한 맛'을 더 치밀하고, 더 정교하게 만드는 과감한 정면 돌파를 선택해 기존 모바일 MMORPG 이용자들에게 어필했고, 현재까지 준수한 성과를 거두며, 돌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롬'은 퀘스트를 통해 기본 장비를 얻고 사냥을 통해 다양한 재료를 획득해 장비, 무기, 장신구 등 다양한 장비를 제작하여 전투력을 높여 더 높은 등급의 사냥터로 올라서는 형태의 흐름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일정 단계를 지나면 완전히 지원이 끊기는 기존 모바일 MMORPG와 달리 '롬'은 이용자들의 꾸준한 성장 기반을 제공하는 다양한 지원 콘텐츠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가 상점에 존재하는 '칼데라스 정착 패키지'로, 단 '227골드'로 구매할 수 있는 이 패키지를 통해 가디언과, 코스튬 등 게임의 핵심 장비와 아이템을 얻을 수 있고, 사냥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초반부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강화와 장비 파밍이 필요한 중반부 단계로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으며, 이는 유료 콘텐츠를 구매하지 않으면, 중반부 이후 장비와 아이템이 없어 허덕이다 결국은 게임을 접을 수밖에 없는 기존 모바일 MMORPG와 상당한 차별화로 다가온다.
'롬'은 상대의 체력이 보이지 않고, 대미지가 표시되지 않아 실제로 맞아보고, 공격해보면서 상대의 전투력을 측정하는 형태로 설계됐다. 이에 이용자의 전투력이 상당히 중요하며, 레벨이 아무리 높아도 전투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상위 사냥터로 진입할 수 없어 성장이 지체된다.
이 전투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디언’과 ‘코스튬’이다. 먼저 일종의 펫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가디언’은 경험치 획득량과 방어력, 회피, 최대 체력/마나 등 기본 스탯에 추가적인 이득을 준다.
특히, 사냥을 통해 레벨업이 진행되는 50레벨 구간부터 어떤 ‘가디언’을 지녔느냐에 따라 성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롬’의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여기에 ‘코스튬’은 공격, 이동 속도, 원거리 공격력, 민첩 등 공격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 상위 사낭터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높은 등급의 코스튬이 필요하며, 영웅 단계부터 외형이 눈으로 확인될 정도로 크게 차이가 난다.
한번 획득한 ‘가디언’과 ‘코스튬’은 컬렉션에 등록되어 일정 조합마다 추가적인 능력치가 상승하며, 스탯 하나하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게임의 특성상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더욱이 이 ‘가디언’과 ‘코스튬’은 석판(뽑기)으로 얻을 수 있어 기존 모바일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석판' 역시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차별화를 두었다.
‘롬’은 장비와 아이템 파밍도 중요하지만, 그 아이템을 제작하는 재료의 존재가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게임 내 등장하는 모든 아이템은 제작을 통해 이용자가 만들 수 있으며, 이는 강화 주문서나, 스킬북, 무작위로 장비를 얻는 '장비 상자'까지 포함된다.
기존 게임의 경우 뽑기 요소가 가미된 아이템은 희귀 등급까지만 만들 수 있거나, 상위 등급은 유료 아이템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지만, ‘롬’은 최상위 등급의 ‘가디언’이나 ‘코스튬’ 등의 핵심 아이템을 이용자가 직접 만들고 획득할 수 있다.
이 제작 아이템 중 가디언과 코스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장비 상자'다. 이 '장비 상자'는 모든 장비가 랜덤으로 등장하는데, 운이 좋으면 희귀 이상의 장비까지 획득할 수 있다. 이는 상급 장비 상자가 따로 존재하는 기존 게임과 다른 부분으로, 이 장비 상자를 여는 재미도 상당히 쏠쏠하다.
게임 내에서 획득한 장비와 가디언, 코스튬, 몬스터 카드는 직접 사용하지 않아도 다양한 형태로 재사용된다. 장비의 경우 '장비 도감'을 통해 추가 능력치를 얻을 수 있으며, 가디언, 코스튬 역시 도감이 등장해 능력치가 추가로 높아진다.
여기에 합성을 통해 새로운 가디언과 코스튬을 얻을 수도 있고, 장비의 경우 분해를 통해 장비 제작 자료를 획득할 수 있는 등 한번 들어온 아이템은 거의 버릴 것이 없는 수준이다.
장비 강화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롬'의 캐릭터는 9개의 장비와 9개의 장신구 등 총 18종의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다. 이 장비는 무기, 방어구, 장신구 등의 강화서를 통해 강화할 수 있는데, +7까지는 안전 강화. +8부터 소멸 구간으로 나뉜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것은 소멸 구간의 강화 확률이었다. 보통의 MMORPG가 강화 성공 확률이 절반으로 내려가는 것과 비교해 80%에 달하는 성공 확률이 적용되어 강화의 부담감이 확 줄어든 모습이었다.
실제로 +9강화까지 깨진 장비가 거의 없을 정도로 확률이 상당히 너그러웠으며, 비록 상위 등급의 장비를 획득해 장비를 바꾸게 되더라도, 장비 컬렉션에 등록하여 추가 능력치를 상승시킬 수 있고, 분해 시 강화 주문서 역시 돌려받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장비 강화를 진행할 수 있었다. 물론, 전설 장신구는 1레벨부터 깨질 위험이 있으니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BM'(유료 콘텐츠) 역시 상당히 너프하게 구성되어 있다. '롬'은 개발사인 레드랩게임즈가 출시 전부터 복잡한 구조의 레벨업 키트, 시즌 패스 등의 상품이 등장하지 않으며, 아이템 가치를 하락시키는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출시 전부터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부분은 정식 서비스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가디언, 코스튬 등의 뽑기 요소를 담은 상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전투에 필요한 아이템으로 구성되어 있고, 유료 아이템 구성 역시 매우 직관적이다.
특히, 인 게임 재화인 골드에 관련된 유료 콘텐츠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롬’은 게임의 거래와 경제 시스템이 대부분 ‘골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골드’의 영향력이 큰데, 이 골드는 온전히 사냥 혹은 퀘스트로만 얻을 수 있어 자연스럽게 사냥에 집중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기존 아이템 가치를 해치는 유료 콘텐츠를 제외하고,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는 과금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이전의 발언이 고스란히 게임에 적용된 셈이다.
이처럼 ‘롬’은 기존의 익숙한 시스템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장비, 육성 시스템과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시스템. 그리고 효율적인 BM까지 기존 한국형 MMORPG가 가진 재미를 극대화한 게임으로 등장한 모습이다.
더욱이 게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영지전과 공성전을 시작하기도 전에 구글플레이 매출 최상위권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과가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과연 이제 첫발을 디딘 ‘롬’이 앞으로 어떤 콘텐츠로 한국은 물론, 전세계 이용자들을 즐겁게 해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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