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 아닌 위로와 사랑…송중기·최성은의 ‘로기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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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으로 내몰린 남자와 낭떠러지를 향해가는 여자.
살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는 탈북자 로기완(송중기)과 더는 살고 싶지 않아 방황하는 마리(최성은)의 이야기.
당시 송중기는 각본 속 로기완을 이해할 수 없었다.
송중기와 최성은은 '로기완'을 따뜻함으로 추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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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으로 내몰린 남자와 낭떠러지를 향해가는 여자. 위태로운 두 사람이 우연한 교차점에서 만난다. 떠나려는 여자를 다급하게 붙잡은 남자가 무뚝뚝하게 말한다. “너 밥은. 밥은 먹었네?” 이윽고 두 사람은 밥상 앞에 마주 앉아 조용히 식사를 시작한다. 지난 1일 공개를 마친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감독 김희진)의 한 장면이다. 살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는 탈북자 로기완(송중기)과 더는 살고 싶지 않아 방황하는 마리(최성은)의 이야기. 이들은 별다른 대화 없이도 함께 차려먹는 밥 한 끼에서 묘한 위로를 받는다.
6, 7일 양일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차례로 만난 배우 송중기와 최성은은 이 장면을 찍으며 마음이 충만해지는 기분을 느꼈다고 했다. 이들에게 ‘로기완’은 “죄책감과 힐링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각자가 가진 죄책감으로 괴로워하지만 그럼에도 살아가려는 이들의 모습이 울림을 남긴다는 이유에서다.
이해의 벽을 넘어 이끌렸던 순간들
송중기는 2017년 평소 절친하던 임승용 용필름 대표에게 ‘로기완’ 대본을 받았다. 당시 송중기는 각본 속 로기완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머니의 희생을 딛고 벨기에로 향한 로기완이 사랑에 빠지는 감정선이 와닿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사랑 타령하는 건 사치”라며 거절한 대본은 돌고 돌아 7년 뒤 다시 그에게로 향했다. 그 사이 송중기의 신변도 달라졌다. 결혼 후 아빠가 된 그는 이제 기완의 사랑을 납득할 수 있다. “죄책감에 시달려도 어쨌든 사람이니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야 하잖아요. 그게 사랑이든 우정이든간에요. 단지 기완에겐 사랑이었던 거죠.”
송중기의 옆자리는 최성은이 채웠다. 그는 오디션을 통해 ‘로기완’에 합류했다. ‘로기완’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희진 감독은 오디션장에 최성은이 들어오는 걸 본 순간 그가 마리의 적임자라고 느꼈단다. 당시 최성은은 자신이 생각한 마리를 덧입힌 상태였다. “품이 큰 빨간 옷을 입고 비슷한 분위기를 냈어요. 벽을 세우지만 두려움에 떠는 작은 영혼을 떠올렸거든요.” 마리에게 마음을 활짝 연 그도 쉬이 이해되지 않은 지점은 있었다. 아버지에게 극심하게 날 세우는 모습이 그랬다. 답은 결국 마리에게서 찾았다. 최성은은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어 사랑하는 아빠에게라도 화살을 돌린 것”이라며 “감정 흐름을 이해하니 마리를 더 사랑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로기완’으로 얻은 위로의 힘…“이젠 넓어지는 배우로”
송중기와 최성은은 ‘로기완’을 따뜻함으로 추억했다. 쉽지 않던 촬영 과정을 거치며 이해의 폭은 넓어졌다. 이들이 연기한 기완과 마리는 사랑에 빠진 뒤 행복할 자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침울해하는 기완에게 마리는 “행복해질 수 있는 존재”라며 용기를 준다. 송중기는 이를 “‘로기완’에서 가장 예쁜 지점”이라고 짚었다. 이 장면을 함께 연기한 최성은은 “마리 역시 누군가를 감싸며 손 내밀 줄 아는 아이라는 게 느껴져 좋았다”면서 “위로를 얻을 수 있던 순간”이라고 했다.
‘로기완’이라는 접점을 지나 두 사람은 각자의 속도로 미래를 향해간다. 송중기는 “아빠가 되니 주변을 돌아봐야 할 필요를 느꼈다”며 “진지한 마음이 과거보다 훨씬 더 커졌다”고 했다. 지난해 ‘화란’에 이어 ‘로기완’으로 새 도전을 마친 그는 “배우로서 올라가기보단 넓어지려 한다”면서 “혹평과 호평을 들어가며 내 영역을 더 확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외에서 오디션을 보며 꾸준히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그래서다. 최성은 역시 스펙트럼을 넓히는 방법을 골몰한다. 무겁고 진중한 역할을 주로 맡아온 그는 “재밌고 행복하게 연기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며 “이젠 조금 가볍게 작품을 대하고 싶다”고 했다. 아직도 ‘로기완’에 마음이 많이 쏠려 있다”고 말을 잇던 그는 “앞으로 만날 작품을 통해서도 좋은 에너지를 채워가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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