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전공의 색출에 보복 예고까지… “이 집단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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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시한 '데드라인' 이전에 병원으로 복귀했거나 집단사직에 동참하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한 색출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씨에 따르면 의사 커뮤니티 등지에는 환자를 돌보기 위해 병원으로 복귀한 전공의들의 실명이 적힌 명단과 함께 살인 등 보복 예고글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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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 찌르겠다’ 위협 글까지 올라와”
경찰, 구속수사 추진
정부가 제시한 ‘데드라인’ 이전에 병원으로 복귀했거나 집단사직에 동참하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한 색출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들의 실명과 소속이 담긴 명단과 신변을 위협하는 협박 글까지 나돌고 있다는 토로마저 나왔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자신을 전공의로 소개한 A씨는 ‘복귀하고 싶은 전공의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게재했다.
A씨는 “처음부터 정부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파업에도 동의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여하고 있다”며 “업무개시명령, 3개월 면허정지보다 제가 속한 이 집단이 더 무섭다”고 글을 시작했다.
A씨는 “복귀하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선후배, 동기들과 3~4년을 지내야 하는데 온갖 눈초리와 불이익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의사 커뮤니티 등지에는 환자를 돌보기 위해 병원으로 복귀한 전공의들의 실명이 적힌 명단과 함께 살인 등 보복 예고글이 확산하고 있다.
그는 “의사 커뮤니티에 ‘참의사 명단’이라며 어느 병원에 몇 년 차 누가 복귀했는지 정리한 실명 명단이 있다”며 “파업에 반대하는 듯한 글만 올라와도 온갖 상욕에 ‘밤거리에서 뒤통수를 후리겠다’ ‘칼을 배XX에 쑤셔버리겠다’는 댓글이 수백개 달린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A씨처럼 의료계 집단행동에 반대하는 이들은 혹시 모를 보복 걱정에 익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다생의)’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다양한 의사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계정 운영자는 지난 4일 취재진에 신분증과 학생증을 공개해 의대생임을 인증했다.
다생의는 “많은 의대생 및 전공의들이 길을 잃고 고민하고 있다”며 “의대생의 경우 집단 내에서 동맹 휴학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색출하여 낙인찍고 있으며 선배들의 지시를 기다려야만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이들은 “집단행동에 참여한 개개인은 더 나은 의료를 열망했을지 모르나, 집단행동으로 어떤 사회적 가치나 발전적 사항을 요구할지 논의는 부재했다”며 “사직한 전공의들은 법적인 책임을 회피하는데 급급하며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할 환자들의 건강과 안전까지도 뒤로 밀려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에 놓인 환자들을 위해, 집단행동에 휩쓸리고 있는 의대생과 전공의를 위해, 더 나은 의료를 고민하는 시민들을 위해 활동한다”며 “그동안 병원과 의대가 가진 폐쇄적 환경 속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저희를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의료 현장에 남은 전공의들의 명단이 온라인상에서 떠도는 것과 관련해 ‘구속수사’를 언급하며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이날 ‘정상적인 의료활동 보호를 위한 경찰청 입장’ 자료를 통해 “정상 진료와 진료 복귀를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법과 절차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귀한 전공의 등의 실명을 게시하는 행위나 협박성 댓글은 형사처벌 될 수 있는 엄연한 범죄행위”라며 “중한 행위자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추진하는 등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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