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된 시금치값'...작황 부진에 과일에 이어 채소값도 치솟아
시금치 생산량 40%감소
사과 한 개 값이 5000원에 팔리는 등 과일값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채소값도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작황 부진 등이 원인이다. 전남 신안군의 겨울철 대표 농산물인 시금치(섬초)가 대표적이다.
7일 신안군에 따르면 오는 4월까지 예정된 2023년산 섬초 출하계획량은 7100t으로 전년(1만 1829t)보다 40%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섬초 파종 시기인 지난해 9월 중순 신안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일부 씨앗이 발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안군에는 지난해 9월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섬초 주산지인 비금면 220.5㎜, 도초면 158㎜ 등 평균 159.4㎜의 비가 내렸다. 이후에도 잦은 비와 높은 기온으로 섬초가 물러지고 녹는 현상 등 피해가 잇따르면서 수확량이 감소했다. 특히 일찍 파종한 일부 저지대 농가에서는 수확을 전혀 하지 못했다고 한다.
시금치 값은 40%상승
이런 데다 전국적인 작황 부진으로 시금치 판매 가격은 8㎏ 한 박스에 5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만 1000원보다 39%가 오른 가격이다. 현재까지 신안 섬초의 누적출하액은 180억원으로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현재 누적출하량이 3593t으로 출하계획량의 51%에 머물러 있다"면서 "계획했던 출하량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농가 소득 편차도 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금치는 주로 이른 봄에 먹는 채소다. 품종개량으로 9월에 파종해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수확하는 시금치가 섬초다. 1980년대 경북 포항에서 ‘포항초’를 시작으로 신안 섬초, 경남 남해의 남해초 등 지역 특성이나 이름을 따서 브랜드화했다.
신안군의 '섬초'는 비금도·도초도 등에서 생산되는 시금치 브랜드이다. 바닷바람에 적응하기 위해 땅바닥에 붙어 큰 냉이처럼 잎과 줄기를 널찍하게 바닥에 깔고 자란다. 잎이 두껍고 넓어 식감이 좋을 뿐만 아니라 단맛이 진하고 향도 강해 소비자에게 인기다.
신안군의 섬초 재배면적은 1178㏊이다. 지역별로는 비금 607㏊, 도초 550㏊, 암태 9㏊, 하의 4㏊, 신의 3㏊, 안좌 2㏊, 장산 1.7㏊, 팔금 1.4㏊ 등이다.
과일에 이어 채소값도 치솟아
한편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농산물 중에서 채소류 물가는 1년 전보다 12.2% 올랐다. 지난해 3월(13.8%)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1년 단위로 생산하는 과일과 달리 채소는 생육 주기가 길지 않다”며 “파·토마토 등이 산지에서 날씨가 나빠 출하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파(50.1%)·토마토(56.3%) 물가상승률이 두드러졌다. 대파는 주요 산지인 신안 지역 등지에 겨울 폭설 등 영향으로 대파 수확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배추 물가도 21.0% 뛰었다. 시금치(33.9%) 가지(27.7%) 호박(21.9%) 등도 20% 이상 올랐고, 오이와 깻잎 가격은 각각 12.0%, 11.9% 상승했다.
신안=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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