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아파트도 지방서 미분양…“지역별 양극화 심화될 듯”
559가구 모집에 42명 접수.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분양에 나선 울산 남구 신정동 ‘힐스테이트 문수로 센트럴’의 1순위 청약 성적표다. 1군 건설사가 최신식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신축 아파트를 내놓았는데도 공급 물량의 92%가량이 미달됐다.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시세 대비 1억~2억원가량 비싼 9억원대(전용면적 84㎡)에 나온 게 청약 미달의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1군 건설사의 신축 아파트마저 대거 미분양이 나면서 지방 미분양의 현 주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중소형 건설사가 짓는 지방 아파트는 미분양이 다반사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3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12월 6만2489가구로 9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어 올해 1월에도 6만3755가구를 기록, 전월 대비 2%(1266가구) 늘며 두 달 연속 증가세다.
고금리로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데 건축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분양 가격이 계속 오르자 청약 열기가 식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도권보다 입지가 떨어지는 지방이 타격이 더 심하다. 전국 미분양 주택 6만3755가구 가운데 지방이 5만3595가구, 수도권은 1만160가구로 사실 지방 물량이 대부분이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가 1만124가구로 지방 미분양 물량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는 지난 몇 년간 수요 대비 주택 공급이 워낙 많았던 탓에 미분양 물량을 쉽사리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어 경북(9299가구), 충남(5436가구), 강원(3996가구), 경남(3727가구) 등의 순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1월 기준 전국 물량(1만1363가구) 가운데 지방이 9155가구, 수도권은 2248가구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와 건축비 인상 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으로 미분양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서울·수도권과 지방, 또 입지별로 미분양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구축 아파트 가격이 많이 떨어졌는데, 분양가는 천정부지로 오르다 보니 청약보다 구축 주택 매수가 낫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며 “특히 지방은 집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투자 수요도 줄다 보니 미분양 적체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통 호재, 가격 및 입지 경쟁력이 받쳐주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선별 청약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주택사업자들이 전망한 3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전국 평균 4.8포인트 하락한 81.4로 나타났다(주택산업연구원). 100을 기준선으로 이보다 낮으면 분양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더 많다는 의미다.
수도권은 지난달 대비 9.0포인트 상승한 83.8 기록했지만, 지방은 한 달 전보다 7.8포인트 하락한 79.8로 집계돼 수도권과 지방 간 온도차를 보여줬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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