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달러 함정 시장 잡아라”…K-방산이 주목하는 동남아
HD현대중공업이 동남아시아 함정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필리핀에 거점을 마련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오션·LIG넥스원 등 방위산업 기업들의 동남아행이 잇따르며 ‘K-방산’의 새 공략지로 동남아가 떠오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6일 필리핀 마닐라 보니파시오에서 특수선 엔지니어링 사무실 개소식을 열었다고 7일 밝혔다. 이곳에는 특수선 사업부 소속 설계 엔지니어와 유지·보수·정비(MRO), 영업 담당 직원들이 파견돼 필리핀 해군에 기술 지원과 보증수리 컨설팅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정부가 해군 현대화를 위해 추진했던 호라이즌 사업에서 호위함 2척, 초계함 2척, 원해경비함(OPV) 6척 등을 수주한 바 있다.
필리핀은 태평양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관문에 있어 해군력 증강에 관심이 큰 국가로 꼽히는데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을 시작으로 동남아 국가들로 수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대표는 “필리핀 오피스는 글로벌 특수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며 “앞서 있는 함정 기술력을 토대로 K-방산의 위상을 높이고, 동남아 국가들과 윈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동남아는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이 심화하며 지역 전반에서 안보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폴란드·루마니아·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집중됐던 한국 방산 기업들의 수출 지역을 다변화할 기회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약 140억 달러(약 18조6000억원)으로 2년 연속 세계 톱10 이내에 들었지만, 정부 목표인 ‘2027년 4대 방산 강국’을 달성하려면 동남아 등 추가 시장 발굴이 필요하다. 영국 군사정보업체 제인스에 따르면 동남아 국가들의 해양 방산 지출 규모는 올해 80억 달러(약 10조6400억원)에서 2030년 100억 달러(13조31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다른 K-방산 기업들도 동남아에 주목하고 있다.KAI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4 싱가포르 에어쇼’에 참가해 주력 기종과 차세대중형위성, 초소형 고성능 영상레이더(SAR) 위성 등을 선보였다. 이에 앞서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 4개국에 국산 항공기를 수출하기도 했다.
한화오션과 LIG넥스원도 지난해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 방산전시회에 참가해 각각 최신 전투함·잠수함, 유도 폭탄 등을 전시했다. 한화오션은 2019년 태국에 3000톤급 호위함을 수출한 바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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