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죄송하다'는 카리나 사과문…외신 "악명높은 K팝 산업 때문"

카리나 '열애 사과문' 논란
"K팝 스타들, 사생활 공개 쉽지 않아"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가 배우 이재욱과의 교제 사실을 인정한 후 자필 사과문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영국 BBC가 한국의 K팝 산업을 조명했다. 6일(현지시간) BBC는 'K팝 스타 카리나, 열애 공개 후 사과'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BBC는 "K팝 스타가 자신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이유로 분노한 팬들이 '배신'이라며 비난하자 '엎드려'(grovelling) 사과했다"고 전했다.

BBC는 "카리나와 이재욱이 열애 중이라는 사실을 안 팬들은 트럭을 몰고 소속사에 왔고, 트럭 전광판에는 '팬들의 사랑이 부족한 거냐'는 문구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카리나는 자신의 SNS에 '많이 놀라게 해드려 죄송하다'며 '앞으로 더 성숙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며 "한국과 일본의 팝스타들은 (팬들과 소속사 등의) 압박이 심하기로 악명이 높은 산업에서 일하기 때문에 사생활 폭로(공개)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룹 에스파 카리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또 BBC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K팝 기획사에선 신인의 연애나 개인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하는 것이 관례였다. 지금도 연애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팬들에게 불명예스러운 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며 "일본에서도 팝스타들은 계약서에 '연애 금지' 조항이 들어가며 결혼을 하려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BBC는 카리나 팬들의 트럭 시위를 언급하며 "트럭은 최근 K팝 팬들이 지지나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카리나와 이재욱은 지난달 27일 교제 중인 사실이 언론에 알려졌고, 양측의 소속사는 "서로 이제 알아가는 중"이라고 열애를 인정했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소속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는 등 거센 반발을 이어갔다.

특히 트럭 시위 전광판에는 "카리나, 팬이 너에게 주는 사랑이 부족하니? 당신은 왜 팬을 배신하기로 선택했습니까?"라며 "직접 사과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또 "그렇지 않으면 하락한 앨범 판매량과 텅 빈 콘서트 좌석을 보게 될 것"이라는 문구도 있었다. 이 시위 트럭은 중국 팬이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카리나의 자필 편지. [이미지출처=카리나 인스타그램]

카리나는 결국 지난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선 많이 놀라게 해드려 죄송하고 또 많이 놀랐을 마이(에스파 팬덤)들에게 조심스러운 마음이라 늦어졌다"며 자필 편지를 올렸다.

그는 "그동안 저를 응원해준 마이들이 얼마나 실망했을지 그리고 우리가 같이 나눈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속상해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그 마음을 저도 너무 알기 때문에 더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적었다. 이어 "앞으로 마이들에게 실망시키지 않고 더 성숙하고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