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공개에 보복 공개’… 악순환하는 김포공무원 사건

이정헌 2024. 3. 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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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채 발견된 김포시 공무원 사건을 두고 가해자에게 보복하겠다며 또다시 신상 폭로에 나선 일부 누리꾼들의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포 공무원 극단 선택 사건 가해자 신상'이라는 취지의 제목을 단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글에는 김포시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담당 공무원의 신상을 온라인 카페에 공개한 것으로 추정되는 B씨의 신상이 일부 공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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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청 현관에 표시된 추모글. 김포시 제공.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채 발견된 김포시 공무원 사건을 두고 가해자에게 보복하겠다며 또다시 신상 폭로에 나선 일부 누리꾼들의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포 공무원 극단 선택 사건 가해자 신상’이라는 취지의 제목을 단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글에는 김포시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담당 공무원의 신상을 온라인 카페에 공개한 것으로 추정되는 B씨의 신상이 일부 공개돼 있다.

B씨의 여러 SNS 계정에 올라온 신상 정보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의 직업과 소속, 가족 관계 등이 담긴 게시물에는 비난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남 인생 망쳤으면 본인도 책임져야 하지 않나 싶은 게 솔직한 심정”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신상 털려서 똑같이 당해라” 등의 반응이 공통적으로 보였다. 한 누리꾼은 “사회적 매장을 시키려면 주기적으로 (신상 공개를 통해) 관심을 환기시켜야 한다”는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숨진 공무원의 극단적 선택의 배경에 신상 털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똑같이 신상 공개로 응징하려는 행태가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똑같은 짓 하자는 건데 무섭다. 전국민이 사이버렉카다” “모두가 모두에게 악당이 되어가는 현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상대방 개인정보도 뿌리면 또 다른 범죄이다. 그냥 마녀사냥하는 것”이라며 “만약 (지목된) 저 사람이 가해자가 아니라면 어쩌나. 누가 책임지나”고 비판했다.

앞서 김포시청 소속 9급 공무원 A씨는 지난 5일 오후 3시40분쯤 인천 서구의 한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사망 얼마 전부터 도로 위 포트홀 보수 공사 과정에 빚어진 도로 정체 문제로 일부 시민들의 항의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가 해당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신상 공개까지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누리꾼들이 신상 관련 댓글을 남긴 B씨의 정보를 추적하는 상황까지 됐다.

논란이 커지자 김포시는 6일 온라인 카페 누리꾼들을 경찰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는 숨진 공무원 A씨를 겨냥해 작성된 신상 공개, 인신 공격성 게시글을 수집했으며, 민원 전화 통화내용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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