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인력 추계’ 연구자들 “2000명 제시 안 해…속도 조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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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시한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계획의 바탕이 됐던 연구를 진행한 책임자들이 긴 호흡을 갖고 속도를 조절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놨다.
이 자리에는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안'의 근거로 참고한 의료인력 추계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자들이 모였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위원 역시 의대 정원을 5년간 2000명씩 늘린다는 정부의 방안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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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철 교수 “합리적 정원 수 500~1000명 수준”
권정현 박사 “매해 5~7%씩 점진적 증원”
신영석 위원 “2035년까지 매해 1000명씩 늘렸다면”
정부가 제시한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계획의 바탕이 됐던 연구를 진행한 책임자들이 긴 호흡을 갖고 속도를 조절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놨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의사 수 추계 연구자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안’의 근거로 참고한 의료인력 추계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자들이 모였다.
패널로 참석한 홍윤철 서울의대 교수는 자신의 연구 자료에 ‘2000명 증원이 적절한 인원’이라고 밝힌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홍 교수는 “연구보고서 결론 부분에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한 결과 정원을 늘린다면 합리적인 정원 수는 500~1000명 수준이라고 정의했다”며 “정부가 해당 보고서를 적절히 인용한 것 같지 않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의대 증원 규모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대립하는 상황도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홍 교수는 “의대 증원 문제는 누가 이기고 지는 문제로 귀결돼서는 안 된다”며 “객관적이고 데이터를 기반에 둔 논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의 실질적 수요자는 국민”이라며 “국민도 의사 수 추계에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2050년 이후부터는 의사 수가 과잉된다며 이를 고려한 적정 정원 추계와 의료 개혁을 병행해야 한다고 짚었다. 홍 교수는 “연구에서 지역별 의사 추계를 보면 5개 대도시는 의사가 부족하지 않을뿐더러 이미 과잉 상태이며 앞으로 더 많아진다. 하지만 나머지 지역은 부족한 상황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의료시스템 안에서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든 과다한 추계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의료 개혁을 논하지 않고서는 몇 명이 증원돼야 한다는 논의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도 자신이 제시한 연구 시나리오에 △2024년부터 1000명씩 증원해 총 4000명을 증원하는 안 △매년 5% 증원해 2030년까지 4500명 정원을 유지하는 안 △7%씩 증원하는 안 △10%씩 증원하는 안 등 다양한 방안이 있었지만 2000명씩 5년간 증원해 1만명 정원을 만드는 정부 시나리오는 없었다고 부정했다.
권 박사가 적정 인력을 충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합리적인 시나리오는 매해 5~7%씩 점진적으로 늘리는 방식이었다. 첫해에 기존 의대 정원 3058명에 5%를 더한 153명, 그 다음 해에 늘어난 정원 3211명에서 5% 증원한 160명을 늘리는 식이다. 그는 “한꺼번에 많은 수를 증원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교육·수련 현장의 문제점을 고려했기 때문에 점진적 증원안을 제안했던 것”이라며 “정부의 2000명 증원안은 기존 정원에서 60% 가까이 늘리겠다는 것으로 이에 따른 여러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 정부는 어떻게 지원해야 교육 현장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지, 우리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좋은 인력을 양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위원 역시 의대 정원을 5년간 2000명씩 늘린다는 정부의 방안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의대생이 의사로 양성되기까지 10여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 공백 시기의 정책 효과나 부작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 위원은 “정부가 속도 조절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호흡을 길게 가졌으면 좋겠다”며 “어차피 1만명을 증원하는 것이 목표라면 2035년까지 매해 1000명씩 늘리면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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