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V토크] 우리카드 우승 향한 마지막 열쇠 송명근

김효경 2024. 3. 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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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아웃사이드 히터 송명근. 사진 한국배구연맹

남자배구 우리카드가 정규시즌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할 기회를 잡았다. 챔프전 MVP 출신 송명근(31)이 선봉에서 이끌고 있다.

우리카드는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선두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1, 27-25, 25-23) 완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따낸 우리카드(22승 11패·승점 66)는 대한항공(22승 12패·승점 67)을 1점 차로 따라붙었다. 우리카드가 대한항공보다 1경기 더 남아 있기 때문에 자력으로 1위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우리카드 아웃사이드 히터 송명근. 사진 한국배구연맹

승리의 주역은 송명근이었다. 송명근은 이날 경기에서 19점을 올렸다. 아시아쿼터 오타케 잇세이(15점), 외국인 선수 아르템 수쉬코(9점)보다 더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공격성공률은 44.1%로 높지 않았지만 결정적일 때마다 어려운 공격을 터트려냈다. 송명근은 "중요한 경기에서 이겨 좋다. 초반부터 집중했다"고 했다.

송명근은 경기대 시절 국가대표로 발탁된 기대주였다. 에너지 넘치는 모습과 시원한 스파이크, 강서브가 일품이었다. 2013~14시즌 러시앤캐시(현 OK금융그룹) 창단 멤버로 프로에 뛰어든 송명근은 곧바로 주전을 꿰찼다. 그리고 이듬해 러시앤캐시는 무적함대 삼성화재의 8연패 도전을 가로막고 정상에 올랐다. 맹활약한 송명근은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다.

2014~15시즌 챔피언결정전 MVP에 오른 송명근. 사진 한국배구연맹


그러나 송명근의 입지는 조금씩 작아졌다. 학창시절 후배에게 폭력을 썼던 사실이 알려졌고, 군복무를 하는 등 공백기도 있었다. 결국 지난해엔 오랫동안 뛰었던 OK금융그룹을 떠나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됐다. 트레이드 이후에도 송명근은 웜업존에서 대기하다 교체로 간간이 투입됐다.

하지만 우리카드의 시즌 막판 반등의 주역은 송명근이었다. 지난 2일 한국전력전에서 1년 만에 선발 출전하더니 2경기 연속 스타팅으로 나와 연승을 이끌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높이는 아쉽지만 팔 스윙은 대한민국 최고"라며 송명근을 칭찬했다.

송명근은 "뒤에서 준비할 때와 선발로 준비할 때의 마음가짐은 다르다.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오면서 '먼저 기회를 얻은 만큼 잘해야 한다. 팀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전에서 밀린 건 엉뚱한 범실을 자주 한 내 탓"이라고 인정했다.

우리카드 아웃사이드 히터 송명근. 사진 한국배구연맹

대한항공전 2세트는 송명근이 결정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국내 최고의 리시브를 자랑하는 대한항공의 곽승석, 정지석, 오은렬에게 차례로 스파이크 서브를 때려 3연속 득점을 이끌었다. 송명근은 "일부러 겨냥한 건 아니다. 토스를 잘 올리고, 정확하게 넣는 데만 집중했다. 서브를 때리고 나서 누구한테 갔는지도 몰랐다"며 "감독님께서 공격적인 서브를 원했고, 나도 강한 서브로 승부를 보고 싶었다"고 했다.

경기가 끝나면 송명근의 목은 항상 쉬어있다. 동료들에게 큰소리로 투지를 불어넣기 때문이다. 경기를 뛰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다. 고참으로서 선수들이 동기를 얻을 수 있는 영상을 보내주는 등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도 하고 있다. 송명근은 "내가 처져 있으면, 누군가 내 눈치를 봤을 것이다. 웜업존에 있을 때도 경기를 집중해서 봤고,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자 열심히 훈련했다"고 했다.

정성규(왼쪽)에게 화이팅을 불어넣는 송명근. 사진 한국배구연맹

우리카드가 남은 3경기에서 승점 8점 이상을 따면 대한항공의 성적과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를 한다. OK금융그룹에서 두 번 우승하긴 했지만 모두 정규리그 2위로 올라갔던 송명근으로선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송명근은 "기회가 우리 손에 들어왔기 때문에 허무하게 날려버리고 싶지 않다. 남은 경기도 철저하게 준비해서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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