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한반도 문제, 북한 합리적 안보 우려 해결해야"
[윤현 기자]
▲ 중국 베이징 미디어 센터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
ⓒ 중국 외교부 |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한반도 문제의 해법이 대화와 협상을 재개하고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왕 주임은 7일 중국의 연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계기로 베이징 미디어 센터에서 외교부장 기자회견을 열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반도 문제의 근원은 분명하다"라며 "냉전의 잔재가 여전히 존재하고, 지속적인 평화 메커니즘을 구축하지 않았으며, 안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협과 압박을 중단하고 번갈아 상승하는 대결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라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중국이 제시한 '쌍궤병진'과 '단계적 및 동시적' 원칙"이라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와 북미평화협정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해결 추진해야"... 대북 압박 완화 강조
왕 주임은 "근본적인 해법은 무엇보다 대화와 협상을 재개하고 모든 당사국, 특히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해결해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은 북한이 아닌 한국과 미국에 있으며, 대북 압박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풀이될 수 있다.
그러면서 "한반도 문제를 이용해 냉전과 대결로 역주행하는 차를 몰려 한다면 누구라도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깨려는 자는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왕 주임은 미국에 대해서도 "지금도 중국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이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터무니없는 수준에 이르렀고, 중국을 억압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라며 "미국이 말과 행동이 다르다면 대국으로서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미중 관계는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진전을 보였으나,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시 갈등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불필요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과의 소통을 더 강화할 용의가 있다"라며 "미국이 중국을 억압하는 데 집착한다면 결국 스스로 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일반적인 합의이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것은 중국의 주권에 대한 도전"이라며 "대만 독립 추진이라는 불장난을 하면 화상을 입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왕이 "중국, 팔레스타인 유엔 가입 지지"
이날 기자회견은 30여 년간 정례화했던 중국 국무원 총리의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이 올해부터 사라진 데다가, 왕 주임이 겸직하던 외교부장 자리를 곧 내려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내·외신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왕 주임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중국은 항상 공정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유일한 목표는 전쟁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동의하고, 동등하게 참여하는 국제 정상회담 개최를 지지한다"라면서 "양측이 빨리 대화에 나설수록 평화는 더 빨리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계속해서 상호 정치적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중러 관계는 냉전 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강대국 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준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양국 간 무역 규모는 240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양국의 강한 회복력과 밝은 미래를 보여준다"라며 "양국은 지역 및 세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다자간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휴전과 인도적 지원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왕 주임은 "생명은 고귀함과 미천함의 구별이 없으며, 신앙이나 종교라는 꼬리표가 붙어서는 안 된다"라며 "21세기에 이런 인도주의적 재난을 끝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인류의 비극이자 문명의 치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로운 공존을 보장하는 '두 국가 해법'과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을 지지한다"라며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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