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침체라고?… 우린 더 뜨거워진다” 신대원 원우회장 만나보니

서지영 2024. 3. 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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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대·합신대·서울신대 신대원 원우회의 새학기 맞이
“뒷산 기도실,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뜨거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한국교회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재부흥을 꿈꾸며 열정적인 신학도의 삶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다. 개강을 앞둔 지난달 말 고신대와 서울신대 신대원 등 주요 신학대학원 원우회 회장들을 만나봤다.

신대원 원우회는 대학원생들의 권익 신장과 학교 및 한국교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자치 조직이다. 현재 신대원 원우회는 수강신청과 시험 등 중요 학사일정을 살피고 다양한 행사 및 대회도 기획하고 있다. 신입생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사업도 펼친다.

신대원마다 신입생 충원 과정에서 “한국교회 침체를 체감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신기영(28)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합신대·총장 김학유) 신학대학원 원우회장은 “최근 신입생 입학에는 경쟁률이라는 단어가 의미 없어진 수준”이라며 씁쓸해 했다. 다른 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신학대학원 원우회 사진. 오준호 원우회장 제공

서울신학대학교(서울신대·총장 황덕형) 신학대학원 오준호(26) 원우회장은 “(신입생 감소도 사실이지만) 신대원의 분위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가 침체되는 분위기 속에서 기독교를 일으키고자 많은 원우들이 함께 뜨겁게 뭉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충남 천안에 있는 고려신학대학교(고신대·총장 이정기) 신학대학원 정진우(30) 원우회장도 “학교 뒷산 중턱에 개인적으로 기도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을 위한 기도실이 있는데 늘 남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뜨겁다”며 “고신대에 오면 밤낮없이 ‘주여!’를 외치는 뜨거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합동신학대학원 원우회 사진. 신기영 원우회장 제공

원우회는 뜨거운 신앙적 열기 속에서도 ‘신대원 살리기’를 병행하고 있다. 합신대는 학교 방문 기회 제공, SNS 업로드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진행 중이다. 고신대도 지난해부터 소속 교단인 고신 총회와 함께 ‘한 교회 한 신학생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은 교회가 목회자 후보생을 발굴하고 목회자 후보생을 신학교에 입학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정 회장은 “이 운동 직후 신입생 모집률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서울신대도 신입생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하는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합동신학대학원 원우회 사진. 신기영 원우회장 제공

이같은 노력은 학교 측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신대는 ‘성결 미래 장학금’이라는 장학금 제도를 마련해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신학과 상담을 함께 하는 연계 전공 시스템을 운영하며 올해부터는 ‘호주 힐송 칼리지’에서 직접 음악과 예배를 배울 수 있는 수업도 개설했다. 고신대도 성적·가사·사역·여성 지도자·근로·영성 장학금 등 다양한 형태의 장학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합신대에서도 새로운 강의를 개설하고 교수와 학생을 1대 1로 연결해주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대원 원우회의 고민은 뭘까. 가장 큰 고충은 공부와 사역의 병행이었다. 신 회장은 “합신대의 경우 평일에 수업하고 주말에 사역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상 쉬는 날이 거의 없다”면서 “밀린 학업과 과제, 아르바이트, 말씀 준비, 가정 돌봄 등 할 것이 너무 많아 오로지 사역에만 집중하긴 어렵다”고 토로했다. 오 회장도 지방으로 사역을 다니고 있어 사역과 공부의 병행에 지쳐 그만둘까 고민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주변 학우 중에서도 목회자의 수입이 현실적으로 생활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많이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신학대학원 원우회 사진. 오준호 원우회장 제공

그럼에도 신학도의 길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뭘까. 신 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기쁘고 충만한 일은 찾을 수 없다”며 “한국교회 침체 속에서도 다음세대를 위해 힘낼 것”이라고 말했다. 오 회장도 “흔들릴 때마다 하나님이 확신을 주셨다”며 “하나님이 명하신 길을 끝까지 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마태복음 28장 19절을 보면 교회 건설의 명령에 순종하려면 목사가 잘 가르치는 것이 필수”라며 “명령에 순종하고 좋은 사역자가 되기 위해 끝까지 버틸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원우회의 청사진도 들어봤다. 신 회장은 “원우들이 학업과 사역에 모두 집중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사역 커뮤니티를 만들어 청년세대의 고민을 함께하고 교회 현장과 학교에서 배우는 신학을 이어줄 신학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 회장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 힘을 쏟고 한국교회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지영 인턴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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