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국가 경제 살린 카우보이와 사무라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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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 브리너, 스티브 매퀸, 찰스 브론슨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했던 영화 '황야의 7인(1962)'은 의기투합한 7인의 총잡이가 무법자들에게 약탈당하는 멕시코의 작은 마을을 구출하는 내용이다.
영어 원제로는 '더 매그니피센트 세븐(The Magnificent Seven)'.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될 정도로 해외에서 유명한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세븐 사무라이(Seven Samurai)'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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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니피센트' 빗댄 '사무라이7'
기업밸류업 韓 제자리걸음 반성을
율 브리너, 스티브 매퀸, 찰스 브론슨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했던 영화 ‘황야의 7인(1962)’은 의기투합한 7인의 총잡이가 무법자들에게 약탈당하는 멕시코의 작은 마을을 구출하는 내용이다. 영어 원제로는 ‘더 매그니피센트 세븐(The Magnificent Seven)’. 요즘 세대에게는 덴젤 워싱턴을 비롯해 크리스 프랫, 이선 호크, 그리고 우리나라의 배우 이병헌이 출연했던 2016년 리메이크작이 더 익숙할 것이다.
사실 황야의 7인도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만든 ‘7인의 사무라이(1954)’가 원작이다.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될 정도로 해외에서 유명한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세븐 사무라이(Seven Samurai)’다.
주식에 관심이 있다면 이렇듯 향수를 느끼게 하는 옛 영화 제목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다는 걸 알 것이다. 바로 ‘매그니피센트 7(M7)’은 현재 미국 주식시장을 견인하는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MS)·메타 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 등 미국의 7개 대표 종목을 일컫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업종의 랠리 속에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종가 기준으로 15차례나 사상 최고를 경신하면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나스닥지수도 최근 2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특히 랠리를 주도한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조달러를 돌파하면서 MS와 애플에 이은 전 세계 시총 3위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엔비디아 시총이 1조달러에서 2조달러가 되기까지는 단 180거래일, 8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닛케이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만 선을 돌파한 일본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2일 ‘거품 경제’ 시절이었던 1989년 12월 이래 34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후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일본 증시를 이끄는 주요 기업 7곳이 바로 ‘사무라이 7(S7)’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매그니피센트 7’에 빗대 칭한 것으로 자동차 기업 도요타와 스바루, 종합상사인 미쓰비시, 반도체 장비 제조 기업 어드반테스트, 도쿄일렉트론, 디스코, 스크린홀딩스 등 7곳이다. 일본 증시에서 해외 투자자는 올 들어 2월16일까지 7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선 해외 투자자가 몰린 원인으로 일본 정부가 지난해 선보인 증시 부양 정책을 꼽는다.
최근 우리 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심지어 발표 전 높았던 기대감도 사그라들며 소문난 잔치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일본 매체는 "이번 방안은 일본의 플랜을 본뜬 ‘표절’에 불과하다"면서 "한국 정부는 일본 기업의 주가가 단순히 밸류업 플랜만으로 오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평소 혐한 기사를 양산하는 매체이긴 하다. 하지만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는 등, 마치 중국 공산당과 같은 일을 하기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용을 얻지 못한다"는 기사 내용은 국내에서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무시했다는 비판이 있는 부분이라서 뼈아팠다.
"일본이 할 수 있다면 한국도 할 수 있다는 망상을 버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기사의 지적은 따라 하기식 정책이 아닌 정말로 치열하게 준비하고 시작해야 한다는 냉철한 자기반성을 하게끔 한다. '코리아 7'이든 '태권 7'이든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할 대표 종목이 당당히 자리 서길 바라본다. 그때 이따위 혐한 기사를 내건 일본 매체를 속 시원히 비웃어 줄 것이다.
조강욱 국제부장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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