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제조업 ‘대기업 쏠림’ 여전…독과점 업종 52곳
5대 그룹 비중 30%…소수 독과점 심화
공정위 “시장구조 악화, 단정할 수 없다”
우리나라 광·제조업 분야에서 ‘대기업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 5개 기업집단이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1년 광·제조업 분야 시장구조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규모 기업집단 비중 소폭 상승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산 규모 5조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집단이 광·제조업 분야에서 차지하는 출하액은 48.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45.9%에서 2.9%p(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출하액은 사업체가 제품을 직접 제조·가공한 결과로 발생하는 제품출하액과 위탁제조(임가공) 수입액을 합한 금액이다.
광업·제조업에서의 대기업 출하액 비중은 ▲2018년 48.0% ▲2019년 47.9% ▲2020년 45.9%로 점차 하락하다 2021년에 상승 전환했다.
공정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기가 2021년 들어 일부 회복돼 가는데 기업 규모 간 속도 차이가 있었던 것이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상위 5대 기업집단인 삼성과 현대차, SK, LG, 롯데 등의 출하액 비중은 전체의 30.2%였다. 이는 6∼76대 기업집단(18.6%)의 약 1.6배 수준이다.
공정위는 “상위 기업집단으로의 쏠림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개별시장의 집중도는 전년 대비 단순평균은 소폭 감소하고 가중평균은 소폭 증가했지만 출하액 규모가 큰 산업과 기업 집중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기준 광·제조업 단순평균 CR3(상위 3개 사업자 시장점유율 합계)는 41.7%로 2020년보다(41.9%) 보다 0.2%p 감소했다.
단순평균 HHI(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의 시장점유율 제곱의 합계)도 같은 기간 1298에서 1288로 10p 줄었다.
반면 산업 규모에 가중치를 두고 산정한 가중평균 CR3는 2020년 50.0%에서 2021년 51.3%로 1.3%p 증가했다. 가중평균 HHI도 1790에서 1851로 상승했다.
이에 공정위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기가 2021년 들어 일부 회복되어 가는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들 중심으로 생산이 확대된 것이 가중평균값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며 “시장구조가 악화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독과점구조 유지 52곳…‘독과점 고착화’ 39곳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은 2021년 기준 반도체, 자동차, 휴대전화 제조업 등 52개 업종으로 직전 조사보다 1곳이 늘었다.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은 5년(이번 조사에서는 2017∼2021년) 연속으로 1개 사의 점유율이 50% 이상 또는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이 75% 이상인 산업을 뜻한다.
이중 메모리용 전자 집적회로 제조업, 승용차 및 기타 여객용 자동차 제조업, 액정 표시장치 제조업 등 39개 산업은 2011년 이후 5회 연속 독과점 유지산업으로 분류돼 독과점 정도가 고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들 산업은 대부분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신규경쟁자의 진입이 어렵다는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독과점 유지 산업 연구개발(R&D) 비율(산업별 연구개발비를 총출하액으로 나눈 값)은 1.1%로 광업 및 제조업 전체 평균치(1.3%)보다 낮게 나타났다.
독과점구조 유지 산업 내에서도 산업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기,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제조업 등 산업은 연구개발 비율이 평균치를 상회(4.0∼8.3%)했으나 소주·맥주 등 주류산업과 설탕 제조업 등은 연구개발 비율이 0.1% 아래인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2021년 기준 광업 및 제조업 전체 평균출하액은 약 3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기업이 해당 산업에 참여해 상위 3개사에 포함된 산업 평균출하액은 약 6조4000억원, 대규모 기업집단이 진출하지 않은 산업의 평균출하액은 약 7000억원으로 두 경우의 차이가 상당했다.
공정위는 “이번 분석결과를 토대로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시책 마련과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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