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시선] 만만치 않은 유료화 저항, 진짜 경기력으로 보답해야 할 때
배중현 2024. 3. 7. 11:46
프로야구 중계권 계약이 마무리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9일 지상파 3사와 3년간 총액 162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0년 2월 국내 프로 스포츠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었던 4년, 2160억원과 연평균 금액(540억원)이 동일하다. 당초 중계 시장이 악화해 4년 전보다 계약 내용이 좋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보란 듯이 비껴갔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 4일에는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까지 마쳤다. 시장가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으로 우선 협상권을 따낸 CJ ENM(티빙)과 3년간 손을 잡았다. 계약 규모는 3년, 총액 1350억원(연평균 450억원)으로 국내 프로 스포츠 역대 유무선 중계권 최고 금액이다. 기존 유무선 중계권 계약 규모인 5년, 총액 1100억원(연평균 220억원)을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관건은 '중계 유료화'다. TV 중계는 이전처럼 무료 시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4월 30일 이후 유무선 중계방송이 유료로 전환, 티빙의 월 5500원 요금제에 가입해야만 프로야구를 볼 수 있다. 티빙 측은 영화, 예능, 드라마 등 야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홍보한다. 온라인 영상 사용 권한을 일정 부분 풀어 신규 야구팬의 유입도 끌어내겠다고도 한다. 하지만 기존 야구팬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유료 요금제를 감당하기 어려운 젊은 연령층은 자칫 유무선 중계에서 멀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종의 '풍선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계약을 가장 크게 반기는 건 사실 구단이다. 지상파와 유무선 중계를 합하면 연평균 금액이 종전 760억원에 200억원 이상 오른 990억원에 이른다. KBO는 연간 중계권료를 10개 구단에 균등 분배하는데 각 구단이 받는 금액이 76억원에서 99억원으로 대폭 상승할 예정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구단 적자 규모를 생각하면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폭을 만회하는 고육지책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는데 일단 금액이 오른다는 걸 반기지 않을 사람이 있겠냐"고 되물었다.
공은 선수들에게 돌아갔다. 유료화가 성공하려면 그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위기의 연속이었다. 개막 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졸전에 가까운 모습으로 1라운드 탈락했다. 한일전 참패로 '도쿄 참사'라는 달갑지 않은 타이틀까지 달았다. 시즌 중에는 각종 사건 사고로 도마 위에 올랐다. 치열한 순위 싸움 덕분에 전년 대비 관중 증가는 이뤄냈지만,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것도 불가능한 게 아니다. 이제 팬들이 만족하는 기준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유료화가 기회이자 위기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나 미국 프로농구(NBA)가 유료화로 연착륙한 건 그에 걸맞은 경기 내용으로 팬들의 지갑을 열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는 가능할까.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간스포츠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단독] ‘♥10세 연하 결혼’ 홍진호 “미지의 영역, 설렘보다 걱정 크지만…” [인터뷰] - 일간스
- ‘최고의 골 결정력’ 손흥민, EPL 이색 베스트 라인업서 독보적 1위 - 일간스포츠
- ‘尹지지’ 김흥국 “큰일 만들고 있어…지원유세, 이천수보다 내가 더 효과” - 일간스포츠
- 백일섭, 딸 말레이시아 이민 계획에 “만나자 이별…착잡하다” (‘아빠하고 나하고’) - 일간스
- [IS 시선] "보복이 두려워 말 못했다" 반복돼선 안된다 - 일간스포츠
- 크리스틴 스튜어트, 진정한 팬츠리스룩…중요 부위만 겨우 가려 - 일간스포츠
- [IS인터뷰] “돈 받았으니 돈값해야지”…송중기가 말하는 타이틀롤의 무게 - 일간스포츠
- "레알 마드리드, 심판 도움받았다" 연속 폭력성 플레이에도 '노 퇴장' 논란 - 일간스포츠
- [TVis] 린 “조인성과 술 한잔 한단 말에 악플…시끌시끌했다” (‘라스’) - 일간스포츠
- ‘장원영 언니’?…장다아, ‘피라미드 게임’ 안정적 연기로 눈도장 -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