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업계 최초' 타이틀 전쟁 치열…배터리 CEO들이 남긴 말말말

최윤호 "전고체 배터리 2027년 양산 목표"
김동명 "완성도 위해 시간 걸려도 제대로 만들것"
이석희 "LFP 개발 완료…2026년께 양산 가능"
김준형 "이차전지 소재 투자 속도 조절 없다"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배터리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 총집결해 차세대 배터리 양산 계획을 직접 밝혔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시각차를 보였으며, SK온은 보급형 배터리인 LFP(리튬· 인산·철) 배터리를 2026년부터 양산하겠다고 언급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6일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고체 배터리 사업 현황에 대해 "(전에 밝힌 것처럼) 2027년 양산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SDI는 업계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 사업 양산 계획을 제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폭발 위험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력은 배터리 3사 중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경기 수원에 있는 국내 최초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S라인’에서 다양한 시제품을 생산 중이며 여러 고객사와 협의하는 단계에 있다.

반면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전고체 배터리 사업에 대해 "시간이 걸려도 제대로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사장은 "미래 기술이다 보니 완성도가 높고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을 준비 중"이라며 "정리가 되면 차후 말씀드릴 계획"이라고 했다.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서 개막식을 마친 강경성 산업부 1차관, 배터리산업협회장인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을 비롯한 배터리 업체 대표 등이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찾아 셀투팩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 플랫폼을 살펴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대신 김 사장은 회사가 자체 개발한 파우치형 셀투팩(Cell to Pack)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셀투팩은 셀-모듈-팩 구조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하고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하는 방식이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배터리 무게와 비용은 줄일 수 있다.

작년 말 취임 후 이날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선 이석희 SK온 사장은 중국이 장악한 보급형 배터리 LFP 시장의 구체적인 진출 계획을 밝혔다. 이 사장은 "내부적으로 LFP 배터리 개발이 완료됐다"며 "고객과 구체적인 협의가 완료되면 2026년쯤 양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때 이차전지 투자 축소설이 돌았던 포스코그룹은 '수요 캐즘(일시적 정체)' 속에서도 예정대로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 사업을 총괄하는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은 "장인화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도 '전체적으로 이차전지 투자 속도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총괄은 "회장 후보는 이차전지 투자를 계속 밀고 나가서 앞으로 미래 성장 산업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에 큰 방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공동취재단]

지난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본격 진출한 LS그룹의 구자은 회장도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 그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 계열사 LS이링크를 올해 기업공개(IPO)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의 장남 구동휘 LS MnM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LS MnM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키워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비철금속소재 기업인 LS MnM은 작년 하반기 이차전지 소재 공장 투자 결정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구동휘 LS MnM 대표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공동취재단]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