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4300억' 야마모토, 3이닝 5실점 두들겨 맞았다…고척돔서 잘할까

김지수 기자 2024. 3. 7. 09: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일본의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가 시범경기에서 최악의 투구로 아쉬움을 남겼다. 앞선 등판과는 달리 타자들에게 난타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야마모토는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선발등판해 3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야마모토는 출발부터 좋지 못했다. 1회말 시카고 선두타자 앤드류 베닌텐디에 안타를 허용한 뒤 요안 몬카다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야마모토는 루이스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힘겹게 이날 게임 첫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안정을 찾는듯했지만 제구 난조 속에 엘로이 히메네스까지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1사 만루로 상황이 악화됐다.  

야마모토는 앤드류 본에 외야 뜬공을 유도, 아웃 카운트를 늘렸지만 3루 주자가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실점했다. 2사 후에는 도미닉 플레처오 폴 데용에게 연이어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1회말에만 3실점으로 무너졌다. 

야마모토는 2회말에도 선두타자 니키 로페스를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내는 등 제구가 잡히지 않았다. 다만 1회말과 다르게 베닌텐디, 몬카다를 연이어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빠르게 아웃 카운트 2개를 늘렸다. 2사 1루에서는 로버트 주니어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야마모토는 3회말 또 한 번 무너졌다. 선두타자 히메네스에 안타를 맞으면서 3이닝 연속 선두타자가 출루했다. 1사 후 플레처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1사 1·2루에서 데용에게 공략당했다. 2타점 2루타를 내주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계속된 1사 2루 추가 실점 위에서 스태시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급한 불을 끈 뒤 로페스를 유격수 땅볼로 솎아 내면서 3회말을 매듭지었다. 

야마모토는 이후 다저스가 7-5로 앞선 4회말 이닝 시작과 함께 라이언 브레이저와 교체됐다. 비록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야마모토에 어울리지 않는 투구 내용임은 분명했다. 

야마모토는 앞서 지난달 29일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2이닝 동안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야마모토는 텍사스전에서 총 19개의 공을 던지며 이중 16개를 스트라이크로 잡아내는 등 완벽한 컨트롤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텍사스 타자들은 야마모토의 구위에 고개를 숙였다. 최저 151, 최고 154㎞까지 스피드건에 찍히면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특히 오타니 쇼헤이 킬러로 알려진 네이트 로우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네이트 로우는 '투수' 오타니에게 매우 강한 타자로 잘 알려져 있다. 오타니 상대 통산 성적은 타율 0.412(19타수 8안타) 2홈런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오타니 킬러'다.

야마모토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마운드에 올랐지만 시카고 타선에게 뭇매를 맞고 메이저리그 레벨 타자들에게 쓴맛을 봤다. 다음 등판 전까지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점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야마모토는 1998년생 우완 정통파 투수다. 미야코노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4라운드에 오릭스 버팔로스에 지명, 2017년부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야마모토는 데뷔 3년차를 맞이한 2019 시즌부터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다. 20경기 143이닝 8승 6패 평균자책점 1.95의 특급 성적을 찍으면서 소속팀은 물론 일본프로야구 전체가 주목하는 에이스로 성장했다.

야마모토는 2021 시즌 유망주 껍질을 완전히 깨트렸다. 26경기 193⅔이닝 18승 5패 평균자책점 1.39으로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했다.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 상'을 수상,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야마모토는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2022 시즌 26경기 193이닝 15승 5패 평균자책점 1.68로 더 무서운 투수가 됐다. 소속팀 오릭스는 야마모토를 앞세워 일본시리즈 정상 정복의 기쁨을 맛봤다. 야마모토도 2년 연속 사와무라 상 수상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야마모토는 빅리그 진출을 위한 쇼케이스가 펼쳐진 2023 시즌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뽐냈다. 23경기 164이닝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으로 일본프로야구 내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가네다 마사이치 이후 65년 만에 '사와무라 상' 3년 연속 수상의 역사도 작성했다.

야마모토는 2023 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했다. 뉴욕 양키스를 비롯해 빅마켓(Big Market) 구단들이 뜨거운 구애를 보냈다.

야마모토의 최종 행선지는 LA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지난겨울 야마모토 영입을 위해 계약 기간 12년, 총액 3억 2500만 달러(약 4229억 원)를 투자했다. 야마모토는 역대 아시아 선수 메이저리그 포스팅 계약 최고액을 받고 빅리그에 입성했다. 

이전 포스팅 최대 계약은 2014년 1월 다나카 마사히로였다. 다나카 마사히로는 일본 프로야구 라쿠덴 골든이글스에서 뉴욕 양키스로 이적하면서 계약 기간 7년, 총액 1억 5500만 달러(약 2017억 7900만 원)를 받았다.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액도 경신했다. 게릿 콜이 2020 시즌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와 맺은 계약기간 9년, 총애 3억 2400만달러(약 4217억 원)를 제치고 빅리그 역사상 가장 비싼 투수가 됐다.

야마모토는 신장이 178cm로 투수치고는 작은 편이지만 역동적이면서 유연한 투구폼을 바탕으로 빠르고 강력한 공을 뿌린다. 150km 중후반대 빠른 공은 물론 140km 중후반대 낙차 큰 스플리터, 140km 초반대 컷 패스트볼, 120km 중반대 커브 등 변화구 구사 능력, 제구력까지 모든 게 완벽한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마모토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친숙하다. 2019 WBSC 프리미어12,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을 상대로 호투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야마모토는 특히 한국 야구가 자랑하는 타자 이정후와 선의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이정후와 야마모토는 1998년생 동갑내기로 국제대회에서 각자 조국을 대표해 승부를 펼쳐왔다. 

이정후는 2019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야마모토와 첫 대결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정후는 당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야마모토의 구위와 날카로운 변화구를 공략하지 못했다. 야마모토는 한국 타선을 1이닝 무실점으로 묶어냈다. 

하지만 이정후는 2년 뒤 도쿄 올림픽 준결승에서 일본 선발투수로 나선 야마모토를 상대로 설욕에 성공했다. 우측 펜스 상단을 때리는 2루타와 깨끗한 우전 안타로 멀티 히트를 생산했다. 야마모토는 이 경기에서 5⅓이닝 5피안타 9탈삼진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야마모토는 이정후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도 선의의 경쟁을 이어간다. 이정후도 지난해 12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거가 됐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83억 5770만 원)의 대박 계약을 맺었다. 역대 아시아 야수 메이저리그 포스팅 최고액을 경신하고 빅리그에 입성했다.

샌프란시스코와 LA 다저스는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이다. 올해 정규시즌 총 13차례 맞대결이 예정돼 있어 이정후와 야마모토의 수차례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시작 이후 5경기에 나와 타율 0.462(13타수 6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30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빠르게 메이저리그 레벨 투수들의 구위에 적응하면서 순조롭게 샌프란시스코 리드오프 겸 주전 중견수로 자리를 꿰차는 모양새다. 현지 언론에서도 꾸준히 호평이 나오고 있다. 오버 페이를 지적했던 일부의 우려도 조금씩 걷어내는 중이다.

메이저리그 수석 분석가 제이크 민츠는 지난 6일 미국 야후 닷컴에 기고한 '시범경기 데이터에서 새롭게 발견한 것'을 통해 "사실 시범경기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투구와 타구 추적 기술로 이제는 시범경기에서도 의미 있는 데이터를 발견할 수 있다"며 "이정후가 지난 1일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때려낸 시속 109.7마일의 홈런은 빠른 타구를 만드는 이정후의 능력이 최소한 메이저리그 평균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치켜세웠다.

또 "호세 알투베, 댄스비 스완슨, 브라이슨 스토트 등 생산적인 타자로 분류되는 선수들도 지난해 이 정도의 빠른 타구를 만들지 못했다"며 "이정후는 꾸준히 빠른 타구를 만들고 빠른 타구를 더 높게 보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지만,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시속 109.7마일의 홈런은 '환상적인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호평했다.

한편 야마모토의 메이저리그 무대 정규리그 공식 데뷔전은 한국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LA 다저스는 오는 3월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통해 2024 시즌에 돌입한다. 아시아 최초의 '골드글러브' 내야수 김하성, 최근 빅리그에 입성한 고우석이 뛰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연전을 갖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의 세계화'를 위해 정규리그 개막전을 미국 본토가 아닌 해외에서 치르는 MLB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다. MLB 월드투어는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선수들을 전세계 다양한 국가의 팬들에게 직접 선보이는 행사다.

메이저리그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아시아, 멕시코, 중남미, 유럽에서 최대 24차례 정규시즌 경기와 16차례 이벤트 경기를 개최하게 된다. MLB와 MLBPA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국제 원정 경기 계획이다.

LA 다저스는 MLB 서울시리즈 기간 1, 2선발을 모두 내세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야마모토는 부상 등 변수만 없다면 오는 3월 20, 21일 중 하루는 고척스카이돔 마운드에 올라 샌디에이고 타선과 맞붙는다.

LA 다저스가 자랑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도 한국 팬들 앞에서 게임을 치른다. 오타니는 이번 겨울 전 세계 야구팬들을 두 번이나 놀라게 만들었다.

오타니는 2023시즌 이후 FA 자격을 취득한 뒤 지난해 12월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에 계약하면서 프로스포츠 역사상 역대 최고 규모 계약에 사인했다. 특히 오타니가 7억 달러 중에서 6억 8000만 달러를 계약 기간 이후에 받는 '지급 유예' 형태의 계약을 먼저 구단에 제안하면서 다저스로선 추가적인 전력 보강을 이어갈 수 있었다.

오타니가 또 한 번 팬들을 놀라게 한 건 지난달 29일이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일본어와 영어로 "여러분께 결혼했다는 소식을 알린다"며 "일본 여성과 결혼해 새 인생을 살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AP/USA 투데이 스포츠/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