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전인데 상대 투수 전력분석을? 못말리는 삼성 맥키넌 [IS 피플]

윤승재 2024. 3. 7.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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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맥키넌. 삼성 제공


“저 투수 구종 좀 빨리 알려주세요.”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이 경기 도중 전력분석원을 찾았다. 타석에 들어서기 앞서 상대 투수의 구종과 전력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상황이 묘했다. 다른 팀과 경기가 아닌 ‘청백전’에서 상대 투수 전력분석을 요청한 것. 시즌 중 상대할 투수도 아닌데 맥키넌은 왜 이렇게 열을 올렸을까. 

올 시즌 중심타자로 기대를 받으며 삼성에 입단한 맥키넌이지만,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맥키넌은 일본 프로팀과의 경기와 KBO리그 팀과의 연습경기에서 꾸준히 중심타선에 배치됐지만 많은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계속되는 부진에 조급했던 맥키넌은 돌파구가 필요했고, 급기야 청백전임에도 투수 전력분석을 요청하는 열정을 보였다. 

이를 본 박진만 삼성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6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박 감독은 “맥키넌도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던 것 같다. 자기가 부족했다는 걸 느꼈는지 초조해하더라”면서 “청백전에 전력분석을 요청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나아지려는 의지를 보이고 노력하는 성실함이 좋아 보였다”라며 활짝 웃었다. 

삼성 맥키넌. 삼성 제공


공격은 아쉽지만, 수비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진만 감독은 “연습경기나 훈련에서 보여준 맥키넌의 1루 수비는 훌륭했다. 무슨 수비 (전문) 선수인 줄 알았다”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다만 맥키넌의 ‘3루수 투입’ 계획은 무산됐다. 당초 박진만 감독은 1루수 오재일-3루수 맥키넌으로 전력을 구상하며 공격력 극대화를 노렸다. 하지만 맥키넌이 3루 수비에 부담감을 호소하면서 그에게 3루 수비는 맡기지 않기로 했다. 박 감독은 “오재일과 1루 수비를 번갈아 가면서 체력 안배를 할 것”이라며 향후 기용 방안을 밝혔다. 

박진만 감독은 “맥키넌의 수비가 워낙 좋기 때문에 우리 내야진에 큰 힘이 될 거라 생각한다. 타격이야 지금은 부진하지만 조금씩 실전을 치르면서 분명히 자기 기량을 보여줄 것이다. 언젠간 (타격감이) 폭발할 것”이라며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삼성 맥키넌. 오키나와=윤승재 기자


맥키넌 역시 자신을 향한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캠프 초 본지와 인터뷰에서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하고 한국시리즈 우승하는 것이 당연한 목표다. 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뛰다 보면 나도 어느새 많은 경기에 출전해 많은 홈런을 때려내고 있지 않을까. 타격에서 좋은 성적 내고,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특히 공격적인 부분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새 시즌 각오를 전했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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