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이 전격공개한 그 무덤…사원 규모 어마어마했다
사우디, 베일을 벗다 ③메디나·제다
무함마드가 잠든 녹색돔
선지자의 사원은 단연 압도적이었다. 사원 내부는 들어갈 수 없고 사진 촬영도 금지했지만 사원 마당을 거닐며 압도적인 규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현지 가이드 ‘하딜’은 “이곳에서는 사원 내부와 마당까지 최대 170만 명이 한 번에 알라께 기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원 한편에 있는 박물관을 둘러보며 무함마드의 생애와 이슬람의 발전 과정도 살필 수 있었다. 메디나를 방문한 2월 초는 성지순례 성수기가 아니었지만, 세계 각지에서 온 무슬림으로 인종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무슬림의 5대 의무 중 하나인 성지순례를 마친 이들은 희색이 만면했다.
사원 인근에는 유서 깊은 대추야자 농장이 있다. 메카를 쫓기듯 떠난 선지자 무함마드는 메디나 시민들에게 환영을 받았는데 지금의 농장 자리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농장도 순례객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다양한 종류의 대추야자와 차를 맛보며 야자 숲에서 휴식을 취하기 좋다. 가이드는 “여기서 파는 대추야자가 마트나 기념품점보다 품질도 좋고 훨씬 싸다”고 귀띔했다.
홍해 넘실대는 제2 도시, 제다
“제다는 다르다.”
이틀 밤을 묵었던 아실라 호텔 꼭대기 층에는 루프톱 바에서 과연 색다른 사우디를 만났다. 유럽 여성 디제이가 강한 비트의 전자음악을 틀며 몸을 흔들었고 젊은 커플이 나란히 앉아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물론 술잔에 담긴 건 술이 아니었다. 사우디에서 음주는 불법이다. 클럽 분위기의 바에서도 무알코올 칵테일이나 주스를 마신다. 해변 레스토랑에서 맛본 음식도 색달랐다. 여태 다른 도시에서 맛볼 수 없었던 해산물이 그득했고 음식이 대체로 맵고 짰다. 역시 바닷가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역사지구 ‘알 발라드’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정교한 문양의 목재 테라스 ‘로샨’을 갖춘 건물이 모여 있는 모습이 딴 나라 같다. 최근에는 낡은 건물이 세련된 박물관·카페·아트숍 등으로 변신 중이다. 늦은 밤, 관광객과 현지인으로 북적북적한 알 발라드 거리에서는 엄숙함 따위를 느낄 수 없었다. 작은 사원에서 이따금 울리는 기도 소리만이 이곳이 이슬람의 본산이라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메디나·제다(사우디)=글·사진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반지하서 2층 간다며 웃었다…40대 남자 죽인 ‘종이 한 장’ | 중앙일보
- '아내 집단성폭행' 남편에 위로금 건네며 사진 찍은 인도 경찰 | 중앙일보
- "맨얼굴 첫 공개"…한동훈, 안경 낚아챈 아기에 보인 반응은 | 중앙일보
- 검찰, 장항준 감독 소환조사…카카오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의혹 | 중앙일보
- "대게 2마리 37만원" 논란 소래포구…'저울 눈속임' 딱 걸렸다 | 중앙일보
- 1억 넣으면 돈이 ‘투잡’ 뛴다…계좌에 ‘제2월급’ 꽂히는 법 | 중앙일보
- "저 집 다 보인다" 사방이 통유리…'판교 미분양' 주택의 반전 | 중앙일보
- 손정의 동생, 왜 형 회사 샀나…그가 노린 건 ‘블랙핑크’다 | 중앙일보
- 전여옥 "김신영, 문재인 시계 자랑해서 잘렸다? 진짜 황당" | 중앙일보
- 죽은 푸바오 외할머니 중국 충격 근황…내장·가죽 전부 전시됐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