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휴전 불발 위기… 이스라엘 지도부에선 내분 격화

장은현 2024. 3. 7.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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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카이로에서 사흘간 진행된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종료됐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재를 맡은 미국과 카타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협상안 수용을 촉구했으나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협상 의지 결여를 지적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협상 참여를 거부한 채 묵묵부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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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휴전 협상 성과 없이 종료
네타냐후, ‘라이벌’ 간츠 등과 삐걱
“전시내각 불안한 동거 위기 처해”
가자지구 북부 상공에서 5일(현지시간) 구호품이 투하되고 있다. 이날 즉석식품 3만6800명분이 공중 투하됐다. AFP연합뉴스


이집트 카이로에서 사흘간 진행된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종료됐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재를 맡은 미국과 카타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협상안 수용을 촉구했으나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협상 의지 결여를 지적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협상 참여를 거부한 채 묵묵부답 중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은 영구 휴전과 가자지구 철군, 가자지구 북부 출신 피란민의 귀가 등 우리가 제시한 휴전 조건을 거부했다. 우리는 협상에서 필요한 만큼의 유연성을 발휘했다”며 카이로 휴전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책임을 이스라엘에 돌렸다. 그러면서 “우리는 형제 국가의 중재를 통해 우리 주민들의 요구와 이해가 반영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은 가자지구 휴전 이후에만 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영구 휴전과 철군은 이스라엘이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힌 조건이다.

이스라엘은 생존한 인질과 석방 대상자 명단을 요구했지만 하마스가 응하지 않았다면서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전후로 시작될 라마단(이슬람 금식 성월) 이전에 휴전 합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워싱턴을 방문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만난 뒤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가자지구의 인도적 지원을 늘리며 영구 휴전의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즉각적 휴전 기회가 우리에게 왔다”며 “휴전 참여 여부는 하마스의 결정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라마단 이전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주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하마스에 휴전안 수용을 촉구했다.

미 공군이 화물기에서 구호품을 지상으로 떨어뜨리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전시내각 지도부에서는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정치적 라이벌인 베니 간츠 국민통합당 대표,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3인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면서 그간 전쟁을 이유로 경쟁을 접어두고 손을 잡았던 이들의 ‘불안한 동거’가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전시내각의 내분은 최근 간츠 대표가 네타냐후 총리의 사전 승인 없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간츠 대표는 지난 4일 미국을 찾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났다. 이틀 전에야 방문 계획을 통보받은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대표에게 “이스라엘의 총리는 한 명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들의 갈등은 최근 전시내각 지도부 사이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의견 충돌과 더불어 권력 다툼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과 전후 구상 등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을 계속 외면하면서 이스라엘·미국 동맹 관계가 위험에 처할 것을 우려해 방미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내각의 다른 주축 각료인 갈란트 장관은 연정을 뒤흔들 수 있는 ‘초정통파 유대교도’(하레디) 징집을 주장하며 네타냐후 총리와 대립각을 세웠다. 전통적 유대교 율법을 엄격히 따르는 하레디 청년들은 그간 병역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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