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환자 뚝!… 상급종합병원 쏠림 극복 계기 될까

김유나,이경원 2024. 3. 7.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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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사직 여파로 병상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급감한 병원이 무급휴직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는 "지금 현상이 우리 의료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보여준다"며 "(상급종합병원들이) 불필요하게 경증 환자까지 다 보던 시스템이 정상화되면서 환자가 줄고 병원 수입이 김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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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에 무급휴직 등 자구책
정부, 왜곡된 의료체계 정상화 방침
전공의 집단행동 16일차인 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대기실의 한쪽 출입구에 출입금지 테이프가 붙어 있다. 이한형 기자


전공의 집단사직 여파로 병상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급감한 병원이 무급휴직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6일 중증·응급 환자 위주의 의료 전달체계 개편을 통해 의료 현장을 정상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병원 운영 구조를 개편하고 병원 간 수익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6일 전공의 비중이 큰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가동률이 30~40%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술도 40~50% 수준으로 줄면서 병원 수익이 급감하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경희대병원이 전날부터 무급휴가를 실시한 것도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병상 가동률이 많이 떨어져 (환자는 줄고)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며 “무급 휴가는 긴축 재정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당장 지금부터 수익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의료 현장의 이런 상황을 그동안 왜곡됐던 의료 전달체계가 바로잡히는 정상화 과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1·2차 의료기관으로 가야 할 경증 환자가 3차 기관에 과도하게 몰리면서 상급병원들의 수익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는 “지금 현상이 우리 의료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보여준다”며 “(상급종합병원들이) 불필요하게 경증 환자까지 다 보던 시스템이 정상화되면서 환자가 줄고 병원 수입이 김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의료 전달체계가 재편되면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이 완화돼 지역 의료원 등의 수익도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영명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기획실장은 “이번 사태가 끝나더라도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 중심으로 가야 하고, 1·2차 병원의 역할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공공의료원 역할을 강화해야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보상이 적은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고 연봉이 높은 의사들의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은 연봉을 몇 억원씩 받는 의사를 적게 고용하고, 상대적으로 값싼 노동력인 전공의를 많이 써서 운영해오고 있지 않았느냐”며 “결국 전문의가 더 고용돼야 하고 전반적으로 의사들의 소득 수준을 낮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한 게 의사 증원”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번 기회를 통해 왜곡된 상태로 방치됐던 의료 전달체계를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소위 빅5 병원은 중증·희귀질환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상을 확대하고 경증 환자 보상은 줄이겠다”며 “비중증 환자를 지역의 종합병원과 전문병원으로 이송할 경우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이경원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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