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드라마가 대세…성공 IP로 신작 꾸리는 게임업계
국내 게임사들이 인기 웹툰, 드라마 지식재산권(IP)를 재가공한 신작을 출시한다. 기존 원작의 인지도와 팬층이 확보된 IP를 활용해 흥행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근래 업계 실적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게임사 저마다 IP를 이용한 활로 찾기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일찍이 다른 장르의 IP를 게임화해 흥행한 사례가 있다. 1세대 온라인 게임 호황기를 이끈 엔씨소프트 ‘리니지’와 넥슨 ‘바람의 나라’ 모두 동명의 만화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장수 게임인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역시 원작 작가가 직접 게임 개발에 참여했다.
근래에는 국내 전반적인 콘텐츠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게임사와 웹툰, 웹소설, 드라마, 영화 등과의 다양한 장르와 협업이 잇따르고 있다. 게임사 중 선봉장으로 나선 건 넷마블이다. 이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아스달연대기: 세 개의 세력’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 신작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넷마블과 스튜디오드래곤의 합작 프로젝트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은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게이머는 아스달, 아고, 무법세력 중 하나에 속해 아스 대륙을 차지하기 위해 대규모 권력 투쟁을 펼치게 된다.
3개 세력 간의 정치, 사회, 경제적 협력이 이뤄질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적용했다. 클래스별 각 역할 수행이 강조된 게 특징이다. 넷마블은 다음 달 한국, 대만, 홍콩, 마카오에 게임을 동시 출시하고 모바일과 PC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글로벌 누적 조회 수 143억뷰를 기록한 ‘나 혼자만 레벨업’ IP 기반 최초의 게임이다. 원작은 최하급 헌터 ‘성진우’가 특정한 계기를 통해 혼자만 레벨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세계관 최강의 헌터가 되는 성장기를 담고 있다.
이용자는 이 게임만의 오리지널 스킬, 무기 등을 조합해 다채로운 전투 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 원작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잘 살린 전투 콘텐츠도 이 게임의 묘미다. 상반기 게임 론칭을 앞두고 최근 이 IP로 애니메이션이 출시돼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와이제이엠게임즈는 액션스퀘어의 산하 스튜디오 ‘팀 마고’에서 개발한 모바일PC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킹덤: 왕가의 피’를 5일 정식 출시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IP를 계승한 킹덤: 왕가의 피는 원작 세계관인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좀비가 등장하는 게임이다.
게이머는 3인칭 시점으로 좀비를 상대하고 몰입감 높은 액션성을 즐길 수 있다. 이 게임은 출시 전 사전 예약자 100만 명이 넘게 몰리며 원작 IP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모으기도 했다.
이렇듯 최근 게임사들은 흥행작의 장기 부재 속에서 배경과 서사가 짜인 IP를 활용해 개발 비용을 대폭 아끼겠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보다 매력적이고 검증된 스토리의 힘을 빌려 실패 확률을 낮추겠다는 셈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개발할 때 기획 단계에서 무엇보다 이 게임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 독창적인 시나리오를 게이머에게 인식시키는 게 중요하다”면서 “다른 IP를 게임으로 재해석하는 건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 않아도 기존에 성공한 원작을 바탕으로 사용자 풀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작 서사를 빌려 신작을 출시하더라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출시된 게임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유저에게 외면받곤 한다. 또 정해져 있는 세계관을 크게 변형하거나 원작 그대로를 게임에 입힌다면 게임성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례로 최근 출시된 웹툰 ‘고수’ ‘여신강림’ 등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은 앱 마켓 인기순위와 최고 매출 순위에 이름을 잠깐 올리고 순위권 밖으로 사라지기도 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타 장르의 IP를 게임화할 경우 게임만의 상호작용성을 극대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게이머가 원하는 타격감, 게임성, 게임 시스템을 구현되기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최적화된 세계관, 캐릭터 아트, 디바이스 구현 등 게임사와 원작자의 의견이 조합되다 보면 뜻하지 않는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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