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여풍’…엠마 스톤 주연·작품상 동시에 쥘까
할리우드 스타 엠마 스톤이 작품·여우주연상을 동시에 거머쥐는 역대 두 번째 여배우가 될까. 아니면 사상 최초 미국 원주민 여우주연상 수상자(릴리 글래드스톤)가 탄생할까.
11일(한국 시간) 열리는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풍(女風)이 거세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작품·감독·각색상 등 최다 13개 부문 후보에 오른 가운데, 작품·감독·여우주연·남우조연·각색상 등 11개 후보에 오른 엠마 스톤 주연·제작 영화 ‘가여운 것들’(6일 개봉)도 주목받고 있다.
‘가여운 것들’은 영국 빅토리아 시대, 투신 자살한 임산부가 천재 과학자에 의해 자신의 복중 태아의 뇌를 이식해 부활한다는 설정이다. 스코틀랜드 작가 앨러스데어 그레이의 대표작을 그리스 출신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화려하고도 기괴한 여성판 프랑켄슈타인 영화로 옮겨냈다.
‘라라랜드’ 이후 7년 만에 두 번째 여우주연상을 노리는 엠마 스톤은 ‘가여운 것들’ 제작자로 작품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작품·여우주연상을 모두 받을 경우 2021년 ‘노매드랜드’ 프랜시스 맥도먼드에 이어 아카데미 역사상 두 번째 수상 기록이 된다.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범죄 실화 영화 ‘플라워 킬링 문’의 기세도 만만찮다. 배우 릴리 글래드스톤이 미국 원주민 최초 여우주연상에 도전하고, 작품·감독·남우조연·음악상 등 10개 후보에 호명됐다.
앞서 엠마 스톤이 골든글로브(뮤지컬·코미디 부문)·영국 아카데미·크리틱스초이스어워드에서, 릴리 글래드스톤이 골든글로브(드라마 부문)·미국배우조합상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나눠 가지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부문은 가장 예측이 어려운 승부처로 떠올랐다. 이들 외에도 넷플릭스 영화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에서 실존 인물인 미국 마라톤·수영 선수 다이애나 나이애드를 연기한 65세 배우 아네트 베닝,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의 캐리 멀리건, ‘추락의 해부’의 독일 배우 산드라 휠러 등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양쯔충(楊紫瓊·양자경) 주연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동양인 최초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작품·감독상 등 7관왕을 석권한 데 이어 올해도 강인한 여성상이 아카데미 후보작 경향이 됐다는 현지 평가가 잇따른다. 미국 ABC 뉴스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강하고 성공적인 여성을 뜻하는 ‘알파 우먼’을 올해 아카데미 키워드로 꼽았다.
작품상 후보작 10편 중 여성 감독 작품도 역대 최다인 3편이다. 그레타 거윅 감독의 ‘바비’, 한국계 이민 1.5세 셀린 송 감독의 반자전적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프랑스 감독 저스틴 트리에의 부부 법정 드라마 ‘추락의 해부’다.
여성 제작자가 만든 작품상 후보도 주연 배우 마고 로비가 기획·제작까지 맡은 ‘바비’를 비롯해 ‘가여운 것들’ ‘오펜하이머’ ‘추락의 해부’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 ‘패스트 라이브즈’ 등 7편에 이른다.
‘추락의 해부’ 트리에 감독은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 5명 중 유일한 여성이기도 하다. 지금껏 감독상 트로피를 안은 여성 감독은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온,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허트 로커’의 캐서린 비글로 등 3명이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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