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불닭 신화' 이어간다…밀양2공장 착공
김정수 부회장 "글로벌 식품기업 위용 갖출 것"
삼양식품이 수출 전진기지로 삼기 위해 2022년 밀양 1공장을 완공한 이후 2년도 되지 않아 2공장 착공에 나섰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기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둔 삼양식품은 생산설비 확충을 통해 K-라면 최대 수출업체로 입지를 다지고 글로벌 주류 식품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이날 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밀양 2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이는 지난해 9월 경상남도와 맺은 투자협약에 따른 것으로, 2022년 5월 밀양 1공장 완공 이후 2년 만이다.
삼양식품은 밀양 2공장 건설에 총 1643억원을 투자한다. 연면적 3만4576㎡에 지상 3층·지하 1층 규모로, 총 5개의 라면 생산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밀양 1공장보다 진화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글로벌 최고 수준의 식품 안전 시스템도 갖춘다는 계획이다. 밀양 2공장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5억6000만개로 계획대로 내년 상반기 안에 완공이 이뤄지면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개(원주·익산·밀양 1공장) 수준에서 약 24억개로 30% 이상 증가하게 된다.
삼양식품은 밀양 2공장은 완공 후 미주 시장을 겨냥한 전초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며, 밀양 1공장은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수출 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다. 김정수 부회장은 "글로벌 메이저 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지금, 보다 적극적으로 수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밀양 2공장 신설을 결정하게 됐다"며 "밀양 1·2공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수출 물량을 생산하게 된다면 초격차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메이저 식품 기업으로서 위용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 2공장 착공으로 삼양식품은 해외 사업에 대한 드라이브를 더욱 강하게 걸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액이 1조1929억원으로 몸집을 1년 전보다 31% 늘렸고, 영업이익도 1468억원으로 62% 증가하며 최대 실적을 거뒀다. 삼양식품이 매출 1조원과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긴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실적을 주도한 건 단연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해외 판매였다. 불닭볶음면은 2012년 기존 라면보다 훨씬 더 매운 맛을 강조하며 출시된 이후 온라인상에서 각종 챌린지 영상 등이 인기를 얻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더 큰 반응을 이끌어내며 지속적인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2012년 불닭볶음면이 처음 출시됐을 당시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6.7%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수출이 탄력을 받기 시작한 2016년 25.9%로 늘어났고, 2019년 절반을 넘어 지난해에는 70%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공장 착공으로 추가 생산의 기틀을 마련한 만큼 삼양식품은 올해 적극적인 판로 개척을 통해 입점 점포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외에 생산공장을 두지 않고 수출 물량을 전부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삼양식품은 현지 판매 법인을 설립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일본을 시작으로 2021년 미국과 중국에 법인을 세웠고,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법인을 추가했다.
특히 올해는 불닭볶음면을 지원할 신규 브랜드의 가시적인 성과에 집중할 전망이다. 앞서 삼양식품은 지난해 6월 해외 전용 건면 브랜드 ‘탱글’을 출시했고, 지난달 일본 최대 식품·유통 무역전시회인 ‘슈퍼마켓 트레이드쇼’를 통해 일본 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탱글은 최근 이온·세이유 등 일본 슈퍼마켓 체인 500여 개 점포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삼양식품은 올해 맞춤형 신제품 출시와 편의점 등 유통 채널 다각화 등으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급증한 수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공장의 가동률을 9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추가 생산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은 과제로 지적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 효율화를 가정하더라도 추가 생산 여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올해 실적 성장은 다소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내년 밀양 제2공장 준공 이후 생산 능력이 증가하는 만큼 캐나다·멕시코 등으로 판로를 확대해 다시금 30%를 상회하는 높은 외형 성장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9억5240만달러(약 1조27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9년 4억6700만달러 수준이던 라면 수출액은 이듬해 6억357만달러로 증가했고, 이후에도 고성장을 이어가며 4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해외에서 생산하는 제품까지 더하면 실제 한국 라면의 시장 규모는 수출액보다 더 크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도 지난 1월 8574만달러(약 1150억원)를 수출해 작년 같은 기간(6151만달러)보다 39.4% 늘어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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