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금식 대신 ‘편식’…“알고리즘도 회개 받아준다”

이현성 2024. 3. 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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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인 요즘 신혜림(17)양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자주 들여다본다.

사순절마다 '미디어 금식'을 실천하는 일부 교인들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는 "미디어가 신앙생활을 방해하는 장애물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리즘만 잘 활용하면 신앙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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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교회 다음세대 사순절 캠페인
“추천 영상뿐 아니라 광고까지 달라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사순절인 요즘 신혜림(17)양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자주 들여다본다. 사순절마다 ‘미디어 금식’을 실천하는 일부 교인들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다만 기존에 즐겨 봤던 연예인들의 열애설 뉴스나 드라마 등은 잘 소비하지 않는다. ‘예스히이스’ ‘위라클’ 같은 기독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찬양사역단체들의 영상을 시청한다. 인스타그램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독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한 뒤 이들의 게시글에 댓글을 올리고 때론 다이렉드 메시지(DM)도 보낸다. 이른바 건강한 ‘미디어 편식’을 실천하는 셈이다. 그는 “미디어가 신앙생활을 방해하는 장애물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리즘만 잘 활용하면 신앙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을지로교회(안재평 목사)에 출석하는 신양은 사순절을 맞아 교회 친구 11명과 ‘리플레이스(Re-Place·다시 그곳으로)’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알고리즘의 순기능을 활용해 신앙 콘텐츠로 세속 문화를 밀어내는 경건 운동의 일환이다. 캠페인을 제안한 이 교회 교육지도목사 정평진 목사는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알고리즘도 우리가 회개한 걸 안다”며 “죄악된 관심사가 문제이지 미디어의 알고리즘 자체를 비판할 순 없다”고 진단했다.

캠페인에 동참하는 학생들은 이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백지훈(16)군은 “유튜브가 인스타그램보다 알고리즘 변화가 빠른 듯하다”며 “추천 영상뿐만 아니라 광고도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이전까지 자주 보이던 옷·신발·게임 광고가 확 줄었다”며 “요즘엔 학습지, 영어 문법 교정 프로그램이나 기아대책·국경없는의사회 등 NGO 단체들의 광고가 자주 뜬다”고 전했다.

인공지능(AI)와의 영적 주도권 경쟁은 부활절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메인 화면에서 신앙 관련 콘텐츠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도록 유지하는 게 캠페인 목표다. 정 목사는 “청소년 문화는 억지로 끊어낼 수도 없고 끊어내서도 안 된다”며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하러 들어간 곳도 이방 문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상과 절교하라는 조언은 무책임한 말”이라며 “다음세대가 분별력을 가질 때까지 가르치는 게 사역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세대 사역단체 브리지임팩트사역원 대표인 정 목사는 이런 미디어 자정 운동을 다음세대 사역자들과 나눌 계획이다. 그는 “5월 브리지임팩트 미디어 리터러시 세미나에서 캠페인 성과를 나누겠다”며 “학생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미디어를 신앙 훈련의 좋은 도구로 활용해보자”고 제안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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