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도 '1억 달러' 클럽 가입?…美 매체 "SD와 연장 계약 가능성 높아져"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간판 내야수 김하성의 계약 연장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4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하는 가운데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붙잡기 위해 지갑을 크게 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6일(한국시간) 팬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형식의 기사를 통해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에 관한 샌디에이고 구단 내 기류를 설명했다.
'디에슬레틱'은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타 구단에 보내는) 만족할 만한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않자 내야의 가운데를 파격적으로 뒤집었다"며 "김하성을 추후 트레이드할 경우 잰더 보가츠에게 다시 유격수 자리를 맡길 수 있지만 상당한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런 배경을 놓고 볼 때 김하성의 연장 계약 가능성이 몇 주 전보다 커진 느낌이다"라고 밝혔다.
김하성은 2014년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데뷔한 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2020년까지 7시즌 통산 891경기, 타율 0.294, 940안타, 133홈런, 575타점, 134도루의 기록을 남겼다.
2016 시즌에는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고 2017 시즌에는 커리어 첫 정규리그 3할 타율과 세 자릿수 타점(114)으로 펄펄 날았다. 2020 시즌에는 타율 0.306, 30홈런, 23도루, 109타점으로 자신의 한계를 또 한 번 넘어섰다. KBO리그 역대 3번째 유격수 단일 시즌 3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김하성은 2021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샌디에이고와 4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73억 원)의 계약을 맺고 빅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생활 초창기는 순탄하지 않았다. 주 포지션 유격수는 물론 2루수, 3루수까지 물샐틈없는 수비를 자랑했지만 타격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117경기 타율 0.202(267타수 54안타) 8홈런 34타점 OPS 0.622로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김하성은 빠르게 메이저리그 레벨에 적응했다. 빅리그 2년차였던 2022 시즌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로 도약했다. 타격까지 일취월장하면서 150경기 타율 0.251(517타수 130안타) 11홈런 51타점 12도루 OPS 0.708로 활약했다.
김하성은 2023 시즌을 앞두고 구단 방침에 따라 포지션을 유격수에서 2루수로 옮겼다. 샌디에이고가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2억 8천만 달러(약 3487억 원)의 초대형 계약과 함께 영입한 여파였다.
김하성은 이 때문에 2023 시즌을 앞두고 유격수 보강이 필요한 구단으로 트레이드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팀 내 입지가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빅리그 3년차를 맞이했다.
그러나 김하성은 외려 2023 시즌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다.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38도루 OPS 0.749로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내야수의 퍼포먼스를 뽐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에 따른 후반기 체력 저하 속에 성적이 막판 하락하기는 했지만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스탯을 찍었다.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을 수상하면서 아시아 내야수 최초의 메이저리그 황금장갑까지 품었다.
샌디에이고는 2023 시즌 정규리그 82승 80패로 승률 0.506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상황에서 김하성의 활약이 큰 위안이 됐다. 올 시즌부터 새롭게 샌디에이고 지휘봉을 잡은 마이크 쉴트 감독은 김하성의 수비력을 높게 평가해 포지션을 다시 유격수로 돌려보냈다. 잰더 보가츠는 김하성에 밀려 2루수로 위치를 옮긴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지난달 14일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등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서 엄청나게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김하성이 녹색 다이아몬드 중앙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프렐러 단장은 이와 함께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김하성에게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알렸고, 김하성도 이를 이해했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우리와 김하성, 그의 에이전트 사이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연장 계약 가능성을 열어뒀다.
샌디에이고는 최근 재정 악화 여파로 지난해 타율 0.275, 156안타, 35홈런, 109타점, 12도루, OPS 0.930의 성적을 기록한 강타자 후안 소토를 트레이드를 통해 뉴욕 양키스로 떠나보냈다.
여기에 특급 마무리 조시 헤이더도 붙잡지 못했다. 헤이더는 역대 메이저리그 마무리 FA 최고액인 5년 총액 9500만 달러(약 1271억 원)에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적했다.
샌디에이고는 현재 상황이라면 김하성과 2025 시즌 함께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구단과 상호합의에 따라 2025 시즌까지 계약을 1년 연장할 수 있지만 김하성이 FA 권리 행사를 1년 미룰 가능성은 거의 없다.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붙잡기 위해서는 시장 가치에 걸맞은 계약 규모를 제시해야 한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의 몸값이 치솟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김하성은 최소 1억 달러(약 1333억 원) 이상의 계약이 점쳐지고 있다.
김하성은 여기에 '추추 트레인' 추신수가 2012 시즌 종료 후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었던 계약기간 7년, 총액 1억 3000만 달러(약 1746억 원)의 한국인 역대 메이저리거 최고 금액 계약을 충분히 뛰어넘는 계약이 기대되는 중이다.
'디애슬레틱'도 지난 2월 "샌디에이고가 김하성과 연장 계약을 체결한다면 계약기간 7년, 총액 1억 3000만 달러(약 1171억 원)에서 1억 5000만 달러(약 1982억 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김하성의 2024 시즌 정규리그 개막 준비도 순조롭다. 시범경기 시작이후 타율 0.400(15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2도루 OPS 1.259로 호타준족 유격수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김하성은 2024 시즌 개막전을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맞이한다. 샌디에이고는 올해 개막 시리즈 2연전을 3월 20~21일 LA 다저스와 한국에서 치른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의 세계화'를 위해 정규리그 개막전을 미국 본토가 아닌 해외에서 치르는 MLB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다. MLB 월드투어는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선수들을 전세계 다양한 국가의 팬들에게 직접 선보이는 행사다.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아시아, 멕시코, 중남미, 유럽에서 최대 24차례 정규시즌 경기와 16차례 이벤트 경기를 개최하게 된다. MLB와 MLBPA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국제 원정 경기 계획이다.
김하성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고척스카이돔을 홈 구장으로 사용했다. 2016, 2018, 2019, 2020 골든 글러브 수상과 2020년 KBO 역대 3번째 단일 시즌 유격수 30홈런의 역사는 모두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들어졌다.
김하성은 4년 만에 빅리거로 친정팀 홈 구장으로 금의환향하게 됐다. 김하성이 마지막으로 고척스카이돔에서 정식 경기를 치른 건 지난 2020년 10월 18일 두산 베어스전이다.
김하성이 올 시즌부터 고우석과 함께 뛰게 된 부분도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흥미로운 부분이다. 고우석은 2017년 LG 트윈스에서 데뷔, 지난해까지 7년 연속 KBO리그 마운드를 누볐다. 2022 시즌 세이브왕 타이틀을 따내며 한국 최고의 클로저로 발돋움했다.
고우석은 2023 시즌 LG의 통산 3번째이자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탠 뒤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맺고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지난 주말 미국으로 떠나 데뷔 시즌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사진=AP/USA 투데이 스포츠/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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