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 1’ 오재현, 이제는 패스에도 눈을 뜬 국가대표 가드

김우중 2024. 3. 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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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 프로농구 서울SK와 고양소노의 경기가 28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오재현이 수비를 따돌리는 비하이드 패스를 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2.28/

프로농구 서울 SK 가드 오재현(25·1m86㎝)이 ‘마네킹’이라는 놀림 섞인 별명을 털어내고 국가대표 가드의 타이틀을 증명하고자 한다. 프로 4년 차에 태극마크를 단 그의 올 시즌 놀라운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오재현은 지난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 28분 동안 10득점 5리바운드 7어시스트 활약으로 팀의 105-76 승리에 힘을 보탰다. 

수비로 정평 난 오재현이 최근 패스에도 눈을 떴다. 그는 현대모비스전 팀 내 최다 어시스트를 뿌리며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지난 3일 열린 부산 KCC와의 경기에선 13득점 9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도 턴오버가 없는 만점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오재현은 지난 시즌 평균 6.6득점에 그친 수비 전문 선수였다. 플레이오프(PO)에서 마주했던 창원 LG 이관희는 수비에 강점이 있는 SK 선수들을 두고 ‘마네킹들’이라는 도발적인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오재현에게는 ‘마네킹 1’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오재현은 올 시즌 괄목성장했다. 먼저 평균 11.4득점으로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지난 1월에는 36득점을 폭격하며 자신의 단일 경기 최다 득점 커리어하이를 세웠다. 에이스 김선형이 오른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오재현이 그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워주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달 25일 원주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과 태국의 2025 FIBA 아시아컵 예선 조별리그 A조 2차전. 오재현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FIBA

지난달에는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남자 농구대표팀에 승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데뷔 무대는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조별리그 A조 호주와 태국과의 연전이었다. 그는 짧은 출전 시간에도 2경기서 모두 팀 내 최다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원주에서 열린 태국과의 경기에선 팀이 크게 앞선 상황임에도 빈틈없는 풀 코트 프레싱을 선보이며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를 이끌기도 했다.

오재현은 올시즌 기량발전 면에서 가장 돋보인다. 하지만 이번 시즌부터 바뀐 규정 탓에 기량발전상(MIP) 후보에선 제외된다. 오재현은 2020~21시즌 신인왕 출신인데, 신인상 수상 경력이 있는 선수는 MIP 후보에서 빠진다. 다만 그는 KBL 홈페이지에서 팬투표로 진행됐던 1월 MIP 팬투표에서 38%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가장 올시즌 돋보이는 기량발전 선수임을 인정받았다. 

SK는 오는 8일부터 필리핀 세부에서 열리는 2023~24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파이널4로 향한다. 4강에 오른 SK는 안양 정관장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오재현은 EASL에서 우승 도전에 힘을 보탠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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