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에 '반기'…日 Z세대 아이콘된 한국계 래퍼[On 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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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것이 노래뿐이었다고 했다.
데뷔 당시 못생겼다는 대중의 평가는 비수가 돼 꽂혔다.
한국인 어머니,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챤미나는 2016년 일본판 '고등래퍼'(고등학생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그램인 '고교생 랩 선수권'에 출연해 대중에 처음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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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혼란 이겨낸 음악적 자의식
일본판 '고등래퍼' 출신, Z세대 아이콘
"저 소녀는 아름답지 않아, 목소리만이 전부지"
할 수 있는 것이 노래뿐이었다고 했다. 데뷔 당시 못생겼다는 대중의 평가는 비수가 돼 꽂혔다. 하지만 소녀는 좌절하지 않았다. 죽을 때까지, 노래한 걸 포기 하지 않겠다고 외쳤다. 팬들은 고백 어린 그의 선언에 환호했다.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명화라이브홀. 일본 Z세대 아티스트 챤미나(26·CHANMINA·ちゃんみな·오토모나이 미나)가 국내 첫 단독 공연을 개최했다. 탈색된 긴 머리카락에 파란 라인이 돋보이는 헤어스타일과 짧은 점프수트에 롱 퍼부츠는 등장만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파워풀한 퍼포먼스, 솔직하고 대담한 가사에 한국 팬들은 연신 그의 이름을 외쳤다.
한국인 어머니,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챤미나는 2016년 일본판 '고등래퍼'(고등학생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그램인 '고교생 랩 선수권'에 출연해 대중에 처음 이름을 알렸다. 비록 결선에 진출하진 못했지만 인상 깊은 퍼포먼스를 선보인 그는 2016년 '미성년(未成年 feat. めっし)'과 '프린세스(Princess)'를 발표한 뒤 2017년 2월 '퍼커(FXXKER)'로 정식 데뷔했다. 이후 '레이디'(LADY), '초콜릿'(CHOCOLATE) 등 풍자적 가사와 독특한 안무가 돋보이는 곡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Z세대가 열광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1998년 서울에서 태어나 세 살까지 한국에서 살았어요. 이후 아버지 사업으로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지냈고, 한국에서는 '넌 일본인이냐' 일본에서는 '넌 한국인이냐'라는 이야기를 들었었죠. 그땐 힘들었지만, 한국어를 기억하고 있고 음악을 사랑해 이렇게 다시 찾아올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오는 건 오랜 꿈이었어요."
강렬한 무대와는 달리 수줍게 관객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 챤미나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 그리고 한국에 대한 사랑을 고백했다. 고교 시절 한국에서 음악 활동하는 게 꿈이었던 그는 친구의 만류로 일본 데뷔를 결정했지만 여전한 한국 사랑을 품고 있었다. 앞서 2017년 그룹 '블락비(Block B)'의 일본 앨범을 시작으로 2020년 태연의 일본 미니 2집 타이틀곡 '#걸스스피크아웃(#GirlsSpkOut)', 2022년 강다니엘의 첫 일본 EP 수록곡 '루저(Loser)' 그리고 지난해에는 최예나의 일본 데뷔 싱글 '스마일 -재패니즈 버전(SMILEY-Japanese Ver.-)'에 피처링 아티스트로 참여하며 국내 아티스트와의 접점도 넓혀왔다.
2022년 래퍼 애쉬 아일랜드(ASH ISLAND)가 참여한 '돈트 고(Don't go)'를 시작으로 '미러(Mirror)'와 지난해 '비스킷(Biscuit)'까지 한국어 싱글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한국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애쉬 아일랜드와 최근 '무중력' 피쳐링에 참여한 그룹 '아이콘' 멤버 겸 래퍼 바비가 게스트로 무대에 함께 올라 열정적인 합을 선보였다.
쉴 새 없이 이어진 강렬한 무대 중간, 챤미나는 관객을 향해 "제가 다다이마(ただいま)라고 하면, 오카에리(おかえり)라고 답해주시겠어요?"라고 말했다. 그가 "다다이마(잘 다녀왔습니다)"라고 외치자 관객들은 기다렸다는 듯 온 힘을 다해 "오카에리(어서 와요)"라고 답했다. 이어 '본집으로 돌아온 느낌'이라고 말한 그는 "여러분들이 챤미나 처음부터 좋아했다는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도록 앞으로 열심히 할 테니 예쁘게 봐주세요"라며 "여러분들이 제 인생에 들어와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감사 인사와 함께 지난해 발매한 싱글 '유 저스트 워크드 인 마이 라이프(You Just Walked In My Life)'를 선사했다.
그는 한국 데뷔 1년 6개월 만에 가진 단독 공연이 "무엇보다 어머니께 꼭 보여드리고 싶었기에 감동이었다"며 "나는 곡을 쓸 때만 자유로움을 느꼈는데, 그런 제가 방구석에서 만든 노래를 다 같이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모두 같이 끝까지 살아주세요!"라며 삶에 대한 예찬을 전했다.
래퍼로 데뷔했지만, 힙합을 넘어 팝과 록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외모지상주의에 던지는 그녀의 통렬한 메시지는 투사만큼이나 강렬하고 긴 울림을 남겼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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