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그들만의 쇄신 잣대...과거로 돌아간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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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소위 '먹튀' 논란에 얽힌 전직 임원을 카카오 새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내정했다.
그는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수십억원의 차익을 거둔 바 있다.
새 CTO와 마찬가지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진이 상장 직후 주식을 팔아 900억원대 차익을 실현하면서 먹튀 논란은 시작됐다.
전방위적인 위기에 쇄신을 선언했지만 카카오는 다시 그들만의 잣대를 내세우며 과거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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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소위 ‘먹튀’ 논란에 얽힌 전직 임원을 카카오 새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내정했다. 그는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수십억원의 차익을 거둔 바 있다. 먹튀 논란의 장본인을 다시 부른 인물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였다.
논란을 살 게 뻔한 인물을 주요 임원으로 내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도 속 시원한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그저 "나름의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개인적인 이유로 주식을 팔았고 이후 주가가 떨어져 결과적으로 먹튀가 된 것이라 무조건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라는 얘기였다. 능력이 있다면 도덕적 흠이나 사회적 비판쯤은 안고 가겠다는 말로 들린다.
이는 카카오 위기의 시발점이 된 3년 전을 떠올리게 했다. 새 CTO와 마찬가지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진이 상장 직후 주식을 팔아 900억원대 차익을 실현하면서 먹튀 논란은 시작됐다. 당시 류 전 대표는 카카오 공동대표로 내정된 상태였다. 회사는 류 전 대표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검증된 최고경영자(CEO)"로 포장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검증이 됐다. 그가 남기고 간 폭탄은 기업 신뢰 하락으로 시작해 현 카카오의 총체적 위기로 이어졌다.
카카오의 위기는 그런 ‘나름의 사정’에서 시작됐다. 자율경영과 성과주의를 앞세워 이런저런 사정들을 묵과했다. 나름의 기준이 있었지만 경영진 검증에 실패했고 그 결과 크고 작은 문제가 쌓였다. 전방위적인 위기에 쇄신을 선언했지만 카카오는 다시 그들만의 잣대를 내세우며 과거로 돌아갔다. 카카오 쇄신태스크포스(TF)장인 차기 CEO가 이 정도 흠결은 앞으로도 괜찮다는 것을 공언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
카카오는 작년 말부터 쇄신 작업을 해왔다. 은둔의 경영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쇄신 선봉에 섰고 사명까지 바꾸겠다는 각오를 내세웠다. 정신아 내정자는 이 작업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카카오가 여전히 그들만의 기준에 갇혀 있다면 쇄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적어도 국민의 눈높이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야 납득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쇄신은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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