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대상 기업 다양해져…KT&G·삼양·현대엘베 등에 목소리
KT&G·삼양·현대엘베 등에 목소리
행동주의 펀드 타깃은 삼성물산만이 아니다.
새 리더십을 준비하는 KT&G도 행동주의 펀드 압박을 받았다. 2015년부터 KT&G를 이끌어온 백복인 사장이 4연임을 포기하며 회사는 9년 만에 수장 교체를 앞뒀다. 싱가포르계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는 국민연금에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의결권 활용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국민연금은 KT&G 지분 6.2%(2023년 말 기준)를 보유한 3대 주주다. FCP는 2대 주주인 중소기업은행(6.93%)도 국민연금 의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 결국 국민연금이 3월 열릴 정기 주총에서 13% 이상 의결권을 움직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사실상 최대주주를 향한 1차 설득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FCP는 2021년부터 KT&G 주식을 사들여 현재 약 1%(회사 측 주장은 0.5%)를 보유했다. 지난해 회사에 인삼공사 분리 상장,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을 주장하며 주주 가치 제고 활동을 전개해왔다. 지난 1월에는 KT&G가 총 1조원 규모 자사주를 회사 내 재단에 넘기고 이를 전·현 경영진에 유리한 의결권으로 활용했다면서 소송전에 돌입했다.
FCP는 KT&G 측에 주주총회에서 이상현 FCP 대표를 KT&G 사외이사 후보로 올려달라는 주주제안을 보냈다. KT&G의 거버넌스를 문제 삼던 FCP가 아예 이 대표를 직접 사외이사로 올려 경영에 관여하겠다는 의도다. VIP자산운용은 최근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양패키징을 상대로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을 포함한 중기 주주환원 계획 발표를 요구했다. 삼양패키징은 삼양그룹 계열사로 국내 최초로 페트병을 생산한 회사다. VIP자산운용은 지난 1월 9일 삼양패키징의 지분을 기존 5.17%에서 5.83%로 늘렸다. 또한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한다는 공시를 냈다. VIP자산운용은 보유 목적 항목에 장문의 글을 올리며 지분 확대와 투자 목적 변경의 배경을 설명했다.
VIP자산운용은 “회사 주주로서 경영 참가 목적은 없으나 주주환원책 수립 등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수행하고자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 목적으로 변경하고자 한다”며 “가급적 상세하게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해 투자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현재처럼 저평가가 심한 상황에서 현금 배당보다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권유한다”고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부터 은행을 타깃으로 삼았다. 올해 1월 상장 금융지주 7곳을 대상으로 주주환원율이 저조하다고 지적하며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책을 요구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국내 은행주가 선진국 은행 수준인 최소 50%의 정상적 주주환원율을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금융가 지배구조와 이사회 구성 개선 등을 언급했다. 지난 2월 6일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우리금융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도 등장해 주주환원에 대한 질문 공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금호석유화학도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가 지난 2월 15일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주주 권한을 차파트너스자산운용에 위임했다고 밝혔다. 박 전 상무 측은 거버넌스 개선과 소액 주주 권리 등 주주 가치 극대화를 요구 중이다.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에 지배구조 개선과 우리사주 소각 등을 화두로 주주행동에 나섰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행동주의 펀드 여러 곳이 뭉쳐 한 기업을 공격하는 ‘울프팩(Wolf Pack·늑대 무리) 전략’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라며 “향후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확대 등 강화된 주주환원 확대 정책이 탄력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8호 (2024.02.28~2024.03.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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