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즌 ‘전운 감돈다’…밸류업 올라탄 행동주의 [스페셜리포트]
삼성물산 주가 급등세는 낯선 장면이다. 삼성물산은 최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8.26%) 등 삼성 오너 일가의 개인 지분이 많은, 사실상의 그룹 지주사다. 움직임이 거의 없어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크지 않은 안정적인 대형주로 분류한다. 사상 처음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린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최고가는 16만원대에 머물렀다.
일부 전문가는 실적을 상승 이유로 꼽는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매출 41조원에 영업이익 2조8700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이 13.9%나 뛰었다. 이 때문에 ‘주가는 실적의 힘수’라는 원칙론에 입각한 분석이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행동주의 펀드 입김 여파
하지만 증권가는 다른 측면에 주목한다. 행동주의 펀드 입김이다. 행동주의 펀드는 단순한 지분 투자를 넘어 주주로서 기업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영항력을 행사한다. 주주 이익을 추구하는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에 기반을 둔다. 최근 주가 부양을 위한 정부 정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과 맞물려 행동주의 펀드는 한층 힘을 얻었다.
삼성물산도 강력한 주주 이익 강화 조치를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시티오브런던 등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국내외 5개 행동주의 펀드 연합은 보통주와 우선주에 각각 4500원, 4550원씩 배당할 것을 촉구했다. 삼성물산이 기존에 제시한 보통주 2550원, 우선주 2600원 배당안보다 75% 넘게 증액된 수치다. 아울러 행동주의 펀드 연합은 삼성물산에 자사주 386만여주의 장내 매입을 요구했다. 배당기준일인 지난해 말 종가(12만9500원)를 기준으로 5000억원이 넘는다.
1.46%에 불과한 펀드 연합의 지분 구성을 보면 오는 3월 정기 주총에서 표 대결로 그들 의사를 관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9년 만에 17만원을 돌파하는 등 삼성물산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행동주의 요구가 거셀수록 주가가 올라 투자자 ‘응원’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목표주가를 18만원에서 23만원으로 올리며 행동주의 펀드 영향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 요인으로 꼽은 것이 같은 맥락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8호 (2024.02.28~2024.03.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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