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美 테라파워 등 해상 원자력협의기구 공동 설립

해상 원자력 시장 '퍼스트무버' 도약
11개 기업 모여 글로벌 표준·규정 마련

HD현대가 세계 해상 원자력 분야 최초 국제 민간기구 설립을 주도하면서 '퍼스트무버'로 나선다.

HD현대 조선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해상 원자력 에너지 협의기구(NEMO)'를 글로벌 원자력 기관들과 공동 설립했다고 6일 밝혔다.

영국 런던에 사무국을 둔 NEMO는 향후 국제해사기구(IMO),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해상 환경에서 원자력 배치, 운영 및 해체의 글로벌 표준과 규정을 수립하고 해상 원자력 상용화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NEMO에는 HD현대를 비롯해 빌 게이츠가 설립한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와 원자력 발전소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웨스팅하우스, 영국 로이드선급, 용융염원자로 혁신기업 덴마크 시보그 등 7개국 총 11개 기업이 참여한다.

용유염원자로는 물과 반응성이 낮고 상압 운전이 가능한 '염'을 이용하는 원자로로, 해상 적용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테라파워, 서던컴퍼니 등 SMR 선도 기업들이 공동 연구를 통해 2035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국 에너지부 선진 원자로 실증사업(ARDP)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5년간 1억7100만달러를 지원받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2022년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 차세대 에너지 기술 분야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달부터 글로벌 원자력 선도기업들과 SMR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NEMO 초대 의장을 맡은 맘도우 엘-샤나와니 전 IAEA 안전 부문 책임자는 "NEMO 출범이 해상 원자력 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기대가 크다"며 "우리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자 하는 글로벌 기관들의 참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EMO 운영위원으로 활동 예정인 박상민 HD한국조선해양 그린에너지연구랩 부문장은 "해상 환경에 적용하기에 우수한 차세대 SMR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글로벌 표준 수립이 필수적"이라며 "NEMO의 주도적 설립을 통해 조선 및 원자력 분야 세계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