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범죄 5년새 2배 ‘껑충’…교회 공동체에 답 있다

김동규 2024. 3. 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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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최근 5년간 촉법소년 추이 발표
청소년범죄 저연령층화 뚜렷해져
“교회가 이들의 버팀목이 돼 줘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촉법소년 수가 5년 새 2배 급증했다. 또 10~12세 촉법소년 수는 180~200%가 상승해 청소년 범죄 저연령화 추이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통계에 촉법소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다음세대 사역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 이전에 공동체성을 띠는 한국교회가 사랑과 환대를 베풀었는지 자성해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범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관심을 두고 제자화 훈련 콘텐츠 등을 마련하며 전문 기관과 협력해 촉법소년과 그 가족의 회복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2배 껑충 촉법소년, 절도 가장 많아

6일 경찰청이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에게 최근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년간(2019∼2023년) 촉법소년 수는 총 6만5987명으로 집계됐다.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지른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을 말한다. 촉법소년은 형사 책임 능력이 없다고 보고 형사 처분 대신 소년법에 따라 사회봉사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 처분을 받는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8615명 △2020년 9606명 △2021년 1만1677명 △2022년 1만6435명 △2023년 1만9654명으로 나타났다. 5년 사이에 촉법소년 수가 약 2.3배 증가한 셈이다. 범죄 유형 중에서는 절도가 3만2673명(49.5%)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폭력 1만6140명(24.5%)과 기타 1만4671명(22.2%), 강간·추행 2445명(3.7%)이 뒤를 이었다.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인 범죄 항목은 마약범죄로 2019년 2명에서 2023년 50명으로 25배 상승했다.

10~12세 범죄 증가, 13세는 소폭 하락
서울경찰청 제공

촉법소년 증가 추이 외에도 청소년 범죄 저연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경찰청이 분석한 서울지역 촉법소년 송치 현황자료에 따르면 10세 촉법소년 송치는 2019년 74명에서 2023년 210명으로 183% 늘어났다.

같은 기간 송치된 11세 촉법소년은 112명(2019년)에서 341(2023년)명으로 204% 급증했으며 12세 촉법소년 송치도 332명에서 654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13세 촉법소년 송치는 1246명에서 1184명으로 소폭 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청소년 범죄 수위와 비례해 촉법소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자성'해야 할 교회 공동체

청소년 범죄 저연령화에 대해 기독교계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함승수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사무총장은 국민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청소년 범죄의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청소년 범죄는 반복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한국교회가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낙인찍힌 청소년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범죄인 자아상’이 강화돼 일탈하고자 하는 경향성이 더 강화된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을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깊은 관심을 가지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사무총장은 “법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해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청소년 범죄의 요인을 살펴보면 사회적인 환경이 낳은 문제라 볼 수 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와 사회의 모습이 결국 청소년들의 범죄를 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날 청소년의 모습은 결국 우리들의 자화상이라는 점과 우리 어른들에게 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기독교인들은 청소년들에 대한 처벌의 수위를 높이는 것 외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폭넓은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교회, 다음세대 '회복' 메시지 전해야

한국교회가 공동체성을 부각해 부모가 자녀에게 관심을 주고 제자화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또 결손 가정에 대해선 교회가 공동체성을 통해 가정과 같은 버팀목이 돼 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주상락 미국 바키대학원대 선교학 교수는 “교계에서의 사랑과 환대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실천 분야”라며 “촉법소년들에겐 한국교회의 ‘회복’의 메시지가 필요하다. 학부모 결혼학교, 제자화 콘텐츠 등으로 주님의 사랑을 흘려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회복을 위한 메시지뿐만 아니라 상해를 입힌 자녀들의 잘못된 인식과 죄성이 주님 안에서 ‘회복’ ‘변화’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공동체성을 통해 전문 기관과 협력할 수 있단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교정선교 등이 그 예시다. 함 사무총장은 “소년원에서 출원한 경우 5~9개월 이내에 재범이 많이 일어난다”며 “깨진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이 소년원을 출원한 경우 돌아갈 가정이 없다는 점에서 이들을 세심히 돌볼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원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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