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생태, 동해항에 매주 반입해 전국 출하… 일본산 대체 가능성
명태 애호가들의 입맛을 당기는 러시아산 생태(냉장명태)가 12년만에 처음으로 3월부터 강원 동해항에 정식으로 매주 반입, 동해·강릉을 비롯해 수도권 등 전국에 본격 유통되기 시작했다.
지난 1일 동해항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을 출항한 국제카페리 이스턴드림호가 20ft(피트)짜리 컨테이너 1TEU에 담긴 러시아산 생태 7t(생물 자체 중량)을 싣고 입항했다.
이번에 유통된 생태는 지난 2월 26일(월) 러시아 연해주 남부 연안에서 국내 수입업체의 선주문으로 러시아 수출업체가 어망으로 조업해 27일(화) 분류·포장작업에 이어 28일(수) 컨테이너에 적재해 블라디보스톡항만에 반입된 후 29일(목) 이스턴드림호에 선적된 후 오후 2시쯤 출항, 23시간의 운항 끝에 3월 1일(금) 오후 1시쯤 동해항에 도착하는 과정을 거쳤다.
생태는 곧바로 수입업체인 이스턴씨에 의해 동해항 인근 북평국가산업단지 내 이도벨류가 운영하는 동해 콜드체인(저온물류 표준공장)으로 이동해 식품검역소의 검역과 세관의 통관절차를 마치고, 잡은지 7일만인 4일(1일이 휴일로 검역 못해 월요일 통관 완료. 향후 조업 5일만에 출하예정) 도매업자들에게 판매돼 전국으로 유통,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이번에 출하된 물량은 12kg들이 530박스, 8000여마리로, 한 마리(35~40cm, 800~900g)에 일본산과 비슷한 1만원(소매가)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입업체로부터 이미 발주가 완료돼 지난 4일 연해주 연안에서 이미 조업을 마치고 블라디보스톡항만에서 이스턴드림호 선적을 앞두고 있는 이번주 생태 수입은 8일(금) 40ft 컨테이너 1대에 10t 정도의 물량이 동해항에 들어와 9일 전국에 출하된다.
매주 1회 금요일 카페리 일정에 맞춰 들어오는 생태 수입 물량은 오는 4월말까지 점점 증가할 전망이다. 생태는 연해주 연안의 수온이 올라가는 5월부터 10월까지는 명태가 잘 잡히지 않아 잠시 쉬었다가 제철에 접어든 10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7개월간 동해항에 반입될 예정이다.
동해항에는 지난해 4월 21일에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7t의 러시아산 생태가 수입업체 글로벌스타에 의해 동해항에 테스트를 위해 들어와 1회성으로 출하돼 완판된 바 있다.
지난해 러시아산 생태는 국내에 총 150t이 수입돼 동해항 이외에 전량 부산항으로 갔으나 정기운항 카페리가 아닌 부정기 컨테이너선에 운반을 의지하다 보니 10일이상 지연 도착하는 경우가 많아 상품성이 떨어져 실패했다. 또 전용 운반선을 통해 수입하기도 했는데, 한번에 30t이상을 실어야 해 하루에 다 소화할 수 없어 저가에 떨이 판매를 하게 되면서 실패했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동해항으로만 반입될 예정이다.
이번 생태 반입을 주도한 북방물류산업진흥원은 5일 동해시 추암동 동해러시아대게마을에서 심규언 동해시장 등 시 공무원을 비롯한 기관·단체장, 업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북방 수산물 수입 및 활성화를 위한 ‘동해항 직수입 러시아 생태·대게 품평회’를 열어 상품성을 확인,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품평회는 지난 3월 1일 동해항에 입항한 러시아 생태와 밀키트·대게볶음밥·대게유·대게김치·대게김·대게소금 등 대게 가공식품의 샘플을 구매해 전시·시식하고 국내 유통사의 샘플을 검수했다.
오는 4월 동해에서 열리는 ‘제2회 크랩킹페스타’에도 대게·킹크렙과 함께 생태 3~4t(300여박스 분량) 정도가 대폭 할인된 금액으로 축제 참가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따라 국민생선으로 각광받던 국내산 명태가 사라지고 수입산 명태가 주를 이루고 있는 국내 생태 시장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우려되는 일본산 대신 러시아산으로 주수입로가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19년 국내산 명태 포획이 전면 금지되기 전부터 국내 냉장명태(생태) 시장을 일본산이 석권하면서 2022년에는 일본산으로 100% 수입돼 1628t, 금액으로는 543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러시아산 150t이 들어오면서 일본산은 1400여t으로 줄어들었고, 올해는 일본·러시아산 생태 수입물량 격차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신선수산물인 생태는 조업후 7일 이내에 소비자의 식탁에 올라야 하기 때문에 조업에서부터 포장·운송·통관·유통 등 전 과정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때문에 주로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에서 수입이 이뤄져 왔는데, 일본산 생태의 경우 홋카이도에서 조업후 일본 내륙운송을 거쳐 부산항으로 들어와 전국으로 출하되는 방식이다.
일본정부의 원전 오염수 방류로 충격이 큰 국내 수산물 시장은 이번 생태·대게·킹크렙 등 동해항의 러시아산 신선수산물 수입으로, 일본에만 의존해 오던 생태·가리비 등 신선·활수산물의 공급 대체 루트를 확보,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북방물류산업진흥원은 일본산 신선 수산물의 공급대체 루트 마련을 위해 국내 수입사·선사와 함께 러시아산 생태 수입을 추진해 온 결과, 연해주의 대표적 수산기업으로부터 이번에 생태를 정기적으로 반입할 수 있게 됐다.
북방물류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동해항을 통해 반입돼 콜드체인에 저장된 후 조업 5일만에 전국에 유통돼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어 타 항만보다 상품성·수익성·경쟁력이 높은 점이 확인됐다”며 “생태 출하는 물론, 대게·킹크랩 등 러시아산 수산물과 가공식품을 산업화해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인수 jintru@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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