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배당 1000억 확대" 주장한 영풍은 8년간 배당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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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에 1000억원 이상 현금배당을 늘릴 것을 요구한 영풍이 정작 본사 배당은 8년째 동결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풍은 고려아연에 배당금 증액 요구 근거로 '주주환원'을 내세웠는데, '내로남불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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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은 2016년 이후 매년 172억 동결
고려아연 "주주환원율 76.3%로 높여"
고려아연에 1000억원 이상 현금배당을 늘릴 것을 요구한 영풍이 정작 본사 배당은 8년째 동결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풍은 고려아연에 배당금 증액 요구 근거로 ‘주주환원’을 내세웠는데, ‘내로남불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관련 업계와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은 오는 2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주당 1만원을 확정하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배당금 총액은 172억원으로, 시가배당률은 1.9%다.
영풍의 배당금 총액은 2016년 이후 8년간 한결같았다. 영풍은 지난 2022년 41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엔 830억원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배당액은 똑같이 주당 1만원이었다. 실적이 안 좋을 때도 배당을 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다른 회사에 배당을 늘리라고 요구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배당 확대를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형진 영풍 고문은 지난달 고려아연 이사회에 참석해 "영풍은 보통주 1주당 1만원을 배당하는 내용의 수정동의 안건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고려아연의 배당안에 반대하며 영풍의 수정동의 안건에 찬성해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의견문을 낭독했다고 한다. 이날 반대 의견 표명은 70여년 동안 이어진 ‘한지붕 두가족’ 동업 관계의 불협화음이 터져 나온 계기가 됐다.
업계에선 장씨 일가에 고려아연 배당이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배당금이 많아지면 영풍의 실적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영풍은 2018년과 2021년, 그리고 지난해까지 3차례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고려아연의 배당금으로 당기순이익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영풍 측은 배당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배당을 꾸준히 해왔을 뿐만 아니라 적자에도 배당 규모를 줄이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며 "고려아연 측이 배당을 축소하면서 우리 쪽 배당을 지적하는 것은 물타기"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최근 2년 연속 주주환원율을 50% 이상의 높였고 올해도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간배당 1만원과 100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은 76.3%로 지난해(50.9%)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고 반박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정관변경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지만, 이 역시 2019년 자사 정관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서 외국인 합작법인에만 신주인수권·일반공모증자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조항을 삭제하고, 국내 법인도 받을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영풍은 5년 전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특정한 자에게 신주를 배정하기 위하여 신주인수의 청약을 할 기회를 부여한다"고 정관을 개정한 바 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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