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활약 주목하는 일본…"한국의 이치로 장타력도 갖췄다"

김지수 기자 2024. 3. 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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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 언론이 순조롭게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준비 중인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시범경기 활약상에 주목했다.

일본 야구 전문 매체 '풀카운트'는 5일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시범경기에서 5경기 연속 안타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한국의 이치로'로 불리는 이정후는 과거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즈에서 뛰었던 이종범의 아들로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났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지난달 2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을 시작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 중이다. 비록 정규리그가 아닌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미국 무대 첫 공식 경기에서 마수걸이 안타를 쳐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정후는 이어 지난 3월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전에서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2루타에 이어 짜릿한 손맛까지 보면서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정후의 방망이는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2일 텍사스 레인저스전 3타수 1안타, 4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그리고 5일 게임까지 1안타 1볼넷으로 5경기 연속 안타와 2경기 연속 멀티 출루를 기록했다.

이정후 시범경기 타율은 0.455에서 0.462(13타수 6안타)까지 치솟았다. OPS(출루율+장타율)도 1.302다. 특유의 컨택 능력에 장타력, 선구안까지 완벽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지 '머큐리뉴스'는 이정후의 현재까지 시범경기 활약상을 호평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지난해까지 뚜렷한 리드오프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가운데 2024 시즌은 이정후의 존재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해낼 선수를 찾았다고 보고 있다.

'머큐리뉴스'는 5일 "(시범경기 초반이라) 비교 샘플은 작지만, 지난해 샌프란시스코가 1번 타자로 9명을 기용한 것을 고려하면 지금까지 이정후의 활약상은 고무적인 신호"라고 치켜세웠다.

이정후는 무엇보다 뛰어난 타구질에 장타력까지 겸비한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는 부분이 고무적이다. 당초 파워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기우가 되는 모양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도 "이정후의 장타력에는 물음표가 있다. (타격) 정확도와 수비 능력만으로도 메이저리그 외야수 WAR 부문 상위 15명으로 평가받았지만 그는 KBO리그에서 활약한 7시즌 중 5시즌을 한 자릿수 홈런을 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지만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 힘이 부족한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풀카운트'도 "이정후는 컨택 능력이 뛰어난 타자로 높은 명성을 얻었지만 파워에 대해서 우려가 있었다. 미국 일부 언론에서는 이 때문에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거액의 계약을 안겨준 부분을 비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정후는 시범경기 기간 타구 스피드 176.5km, 비거리 127.4m의 초대형 타구를 쏘아 올리는 등 장타력도 과시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후는 2017년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1181안타, 515타점, 69도루, 581득점, OPS 0.898의 기록을 쌓았고 이를 발판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이정후는 FA가 아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적지 않은 구단들이 이정후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최종 행선지는 샌프란시스코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영입하기 위해 무려 6년 총액 1억 1천300만(1505억 원) 달러를 투자했다. 다른 경쟁 구단들을 따돌리고 '바람의 손자'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베팅한 1억 1천300만 달러는 역대 아시아 야수 메이저리그 포스팅 최고 액수다.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타자였던 요시다 마사타카가 2023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을 맺을 당시 조건이었던 5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170억 원)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원했던 이유는 명확했다. 취약 포지션이었던 중견수와 주인이 없었던 리드오프 자리를 이정후가 메워줄 것이라고 믿었다.

샌프란시스코는 2023 시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5개팀 중 4위에 머물렀다. 79승 83패, 승률 0.488로 5할 승률에 못 미쳤다. 승패마진 '-4'를 기록하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2010, 2012, 2014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강호의 위용을 현재는 잃었다. 

샌프란시스코의 문제점 중 하나는 빈약한 타격이었다.  2023 시즌 팀 타율 0.235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손꼽히는 '물방망이'로 고생했다. 투수들이 최소 실점으로 버텨줘도 타자들이 점수를 얻지 못하는 악순환 속에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게 어려웠다.

샌프란시스코는 특히 마땅한 1번타자가 없었다. 2023 시즌 1회 공격에서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의미 없이 날려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무려 9명의 선수를 1번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배치했지만 누구 하나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이정후는 비록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리드오프로 자신을 기용해 준 밥 멜빈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벌써부터 샌프란시스코의 기둥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사진=USA 투데이 스포츠/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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