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 살아있다! 이강인, 챔스 첫 도움 쾅!…PSG, 소시에다드 2-1 제압 '8강 진출' [UCL 리뷰]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이강인이 후반전 교체로 나와 시즌 6번째 공격포인트를 올리면서 PSG(파리 생제르맹)와 함께 유럽대항전 토너먼트 첫 경기를 돌파했다.
PSG는 6일(한국시간)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에 위치한 레알레 아레나에서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킬리안 음바페의 멀티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지난 2시즌 동안 16강에서 탈락하며 체면을 구겼던 PSG는 16강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유리한 위치를 점한 뒤 2차전이 열린 스페인 원정에서도 2골을 뽑아내며 3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반대로 20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성공한 소시에다드는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우승 후보 PSG를 만나 탈락했다.
이날 이강인은 최근 부진한 경기력이 이어지면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후반전 교체로 나와 음바페의 추가골을 도우며 팀의 8강행에 일조함과 동시에 다시 주전 경쟁에 불을 붙였다.
◆ '3G 연속 부진' 이강인, 결국 벤치서 출발…'동갑내기' 구보는 선발 출격
원정팀 PSG는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아슈라프 하키미, 루카스 베랄두, 루카 에르난데스, 누누 멘데스로 백4를 구성했다. 파비앙 루이스, 비티냐, 워렌 자이르-에메리가 중원에 포진했다. 브래들리 바르콜라,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가 스리톱으로 나섰다.
홈팀 소시에다드는 4-4-2로 맞섰다. 알레한드로 레미로가 골문을 지켰고, 하비 갈란, 로빈 르 노르망, 이고르 수벨디아, 하마리 드라오레가 백4를 이뤘다. 세랄두 베커, 미켈 메리노 사손, 마르틴 수비멘디, 브라이스 멘데스가 미드필더 4명이다. 구보 다케후사와 미켈 오야르사발이 투톱이다.
PSG는 지난달 15일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16강 1차전에서 음바페의 선제골과 바르콜라의 추가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이강인은 질병 문제로 경기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1차전에서 2골 차 승리를 거두며 유리한 고지를 점한 뒤 스페인 원정을 떠난 PSG는 가용할 수 있는 1군 자원 속에서 베스트 라인업을 꾸려 8강 진출을 노렸다.
이날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코 아센시오, 프레스넬 킴펨베 등이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 라인업에서 제외된 가운데 경기 전 많은 매체들이 예상한 대로 이강인은 소시에다드와의 16강 2차전을 벤치에서 출발했다.
매체들이 이강인의 선발 제외를 예상한 이유엔 최근 경기에서 보여준 부진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이강인은 최근 출전 시간이 크게 줄어들며 입지가 불안해진 상황이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를 다녀온 후 이강인은 지난달 18일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1 22라운드 낭트전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복귀전을 가졌지만 평범한 경기력을 보여준 끝에 61분만 뛰고 교체아웃 됐다. 현지 평가도 냉담했다.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가 돋보이지 않았다며 대부분 최하위권 평점을 부여했다.
이후 23라운드 스타드 렌과의 경기에 다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이번엔 45분만 뛰고 후반 시작과 함께 벤치로 물러났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공격 전개에 영향을 주지 못했고, 장기였던 탈압박 능력도 실종돼 여러차례 공 소유권을 빼앗겼다. 2경기 연속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24라운드 모나코전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경기 종료 5분을 남겨두고 투입됐다. 평점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다.
최근 3경기에서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많은 이들이 이강인이 중요한 소시에다드 원정도 벤치에서 출발할 거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각종 매체들은 이강인과 달리 구보는 선발로 나올 것으로 내다봤고, 예상대로 구보는 PSG와의 2차전도 선발로 출격했다.
16강 1차전에서 이강인이 질병으로 결장한 가운데 구보는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16강 대진 추첨이 완료된 후 많은 이들이 스페인에서 함께 축구를 하며 성장한 동갑내기 간의 맞대결을 기대했지만, 2차전에서 이강인이 벤치에 포함돼 맞대결이 잠시 미뤄졌다.
일본 축구 미래 구보는 올시즌 모든 대회에서 31경기 7골 4도움을 기록하며 소시에다드 핵심 선수로 활약 중이다. 뛰어난 활약상에 힘입어 지난달 13일엔 구단과 2029년까지 계약 기간을 연장했다.
◆ 음바페 깔끔한 선제골…8강행에 한 발 더 다가선 PSG
PSG는 전반 초반부터 소시에다드를 압박했다. 전반 9분 음바페가 빠른 속도를 살려 페널티 박스 왼쪽으로 치고 들어가 가운데로 컷백 패스를 내줬으나 바르콜라가 정확하게 슛을 하지 못해 땅을 쳤다. 그러나 홈팀을 움찔하게 만드는 공격이었다.
전반 15분 PSG는 선제골을 터트리며 8강 진출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 16강 2차전 선제골 주인공은 1차전 때와 마찬가지로 PSG 에이스 음바페였다.
뎀벨레의 3선에서의 긴 침투패스를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음바페가 받았고, 이때 음바페가 홀로 상대 수비수 둘을 제친 뒤 오른발 대각선 슈팅을 날리며 소시에다드 골망을 흔들었다. 음바페의 선제골로 PSG는 1, 2차전 합산 스코어를 3-0으로 늘려 8강행 청신호를 켰다.
직전 경기 모나코전에서 전반 종료와 함께 교체아웃된 뒤 후반 도중 샤워를 하고 관중석에서 어머니와 관전해 논란을 일으켰던 음바페는 언제 그랬냐는 듯 걸출한 공격력을 다시 뽑아냈다.
음바페의 무서운 공격은 이어졌다. PSG가 전반 29분 역습 차단한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바르콜라가 컷백 패스한 것을 음바페가 지체 없이 오른발 대각선 슛으로 날렸다. 다행히 레미로 골키퍼가 반사 신경을 통해 발로 막아내 전반에 2골 차로 끌려가는 일은 막았다.
홈팀은 구보가 전반 추가시간 구보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과감한 왼발 대각선 중거리슛을 시도했으나 골문을 벗어나 동점 기회를 놓쳤다.
전반 추가시간도 종료되면서 PSG는 전반전을 1-0으로 마쳤다. 전반 45분 동안 PSG는 공 점유율 53%를 가져갔고, 슈팅 숫자도 6 대 2를 기록하며 원정 경기임에도 경기를 주도해 선제골까지 터트렸다.
반대로 소시에다드는 공 점유율을 47% 밖에 기록하지 못했고, 전반전 동안 시도한 두 개의 슈팅 중 유일한 유효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막혀 골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16강 탈락이 가까워졌다.
◆ 교체 투입된 이강인, 시즌 3호 도움…음바페 추가골 도우며 UCL 8강행 기여
1~2차전 합계 3-0으로 훌쩍 달아나면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변화를 줬는데 이날 부진했던 바르콜라 대신 이강인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이강인은 투입 11분 만에 코칭스태프 기대에 부응했다.
이강인은 중원에서 볼을 받자마자 왼발 다이렉트 중거리 침투패스를 올렸고 이를 음바페가 잡은 뒤 쏜살같이 달려들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를 성공시켰다. 음바페의 멀티골로 PSG는 합산 스코어를 4-0으로 늘렸다.
이강인의 도움에 이은 음바페의 골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강인은 이날 챔피언스리그 첫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리그1을 합치면 3골 3도움이 됐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PSG를 떠나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것이 유력한 음바페는 도움을 준 이강인을 손가락으로 계속 가리키며 고마움을 표시한 뒤 포옹했다.
이강인은 도움 외에도 측면 공격수로 활발하게 움직이며 서서히 몸 상태가 올라오고 있음을 알렸다. 번뜩이는 감각도 좋았다.
음바페가 한 골 더 추가하면서 소시에다드의 패색이 짙어진 가운데 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18분 안데르 바레네체아의 헤더 슈팅이 PSG 골망을 흔들었으나 간발의 차이로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후반 44분 소시에다드는 한 골 만회하는데 성공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온 베냐트 투리엔테스의 컷백 패스를 돈나룸마 골키퍼가 쳐냈는데, 세컨볼을 미켈 메리노가 PSG 골대 안으로 집어 넣으며 만회골을 터트렸다.
한 골 실점하긴 했지만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PSG는 16강 2차전을 2-1 승리로 마무리해 1, 2차전 합산 스코어 4-1을 기록. 소시에다드를 제압하고 3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8강 무대로 향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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