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뇌 보는 의사들, 벽 허물고 심뇌혈관질환 환자 함께 치료
심뇌혈관질환 치료 가능 연령대 높아져
고령자는 심장·뇌 문제 동시 발생 확률 높아
의료진 전문성만으로는 한계, 발 빠른 협업 필요
심뇌혈관질환센터 개소… 협진 원활해져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80∼90대에도 심뇌혈관질환 수술이나 시술을 받는 시대다. 다만 고령자들은 다양한 심뇌혈관질환을 동시에 겪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수술이나 시술 중 응급상황이 발생할 위험도 크다. 여러 진료과 의료진들의 협업이 필요한 까닭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최근 심뇌혈관질환센터를 개소했다. 심장과 뇌를 보는 교수들이 진료과의 장벽을 허물고 한 공간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심뇌혈관질환 시술 환자 연령… 평균 70대
심뇌혈관질환은 심장, 뇌, 혈관계에 발생하는 모든 질환을 지칭한다. 대부분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에 의해 오랜 기간 혈관에 누적된 피해로 발생한다. 심혈관질환에서 가장 흔한 건 심장의 혈관이 동맥경화증으로 서서히 좁아지는 '협심증'이다. 2022년 기준 환자 수는 70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심장의 문, '심장판막'이 고장 나는 '심장판막질환'의 유병률 증가세가 눈에 띈다. 75세 이상 노인 10명 중 3명이 심장판막질환을 앓는다는 보고가 있다. 뇌경색 등 뇌혈관질환 역시 60대 이상 환자가 전체 환자수의 약 80%를 차지하는 노인질환이다.
20년 전만 해도 70대가 넘으면 심뇌혈관질환 치료는 쉽지 않았다. 무리하게 치료하다가 사망할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70대는 최근 심뇌혈관질환으로 시술받는 평균 연령대가 됐다. 80대는 물론 드물지만 90대 환자도 시술을 받는다. 허벅지로 도관을 삽입해 심장판막을 교체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TAVI)'과 같은 시술들이 보급됐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치료의 난도가 높아진 측면도 있다. 여러 심뇌혈관질환을 동시에 앓는 환자들이 병원을 찾고 있기 때문. 심뇌혈관질환들은 서로 연관성이 높은데 특히 심장질환은 뇌혈관질환의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심장문제로 만들어진 피떡(혈전)이 뇌까지 올라가 혈관을 막기 때문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뇌혈관질환센터 신동성 부센터장(신경외과)은 "급성 뇌경색으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들 중 심장질환을 하나도 안 갖고 있는 환자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환자들을 수술한 후에 심장내과 의료진의 협업이 필요하거나 아예 동시에 치료해야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과·내과 바로 옆에 있어 협업 쉬워져"
여러 심뇌혈관질환을 동시에 앓는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은 의료진들의 '협업'이다. 심뇌혈관환자들은 대개 대학병원 심장내과 외래나 응급실로 유입된다. 심뇌혈관질환센터 이승재 교수(신경과)는 "우리나라 대학병원은 진료과가 세분화돼 있어 의료진들의 전문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러한 전문성은 암 치료처럼 의료진들이 모여서 회의한 뒤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가는 '다학제 진료'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심뇌혈관질환은 응급실을 통해 밀려오는 환자들도 많기 때문에 의료진의 전문성에 더해 여러 과 의료진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본관 2층을 리모델링했다. 심뇌혈관질환을 보는 진료 공간을 '심뇌혈관질환센터'로 명명하고 시설을 한데 모은 것이다. 뇌혈관센터를 본관 2층에 위치한 심혈관센터 옆으로 옮기고, 심장재활센터를 새롭게 만들었다. 이로써 심장내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의 모든 치료 시설들이 걸어서 1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 안에 모이게 됐다. 가장 기대되는 건 합병증 위험 감소다. 여러 심뇌혈관질환을 동시에 앓는 환자들은 시술이나 수술 중 응급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 하면 심근경색, 폐색전증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은 물론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심뇌혈관질환센터 신성호 교수(심장혈관흉부외과)는 "고령 환자는 응급상황이 발생하는 것 자체를 막기는 어려워서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며 "새로운 심뇌혈관질환센터에서는 다들 부르면 들리는 거리에 있어서 수술하다가 내과 교수에게 협업을 요청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당일 진료와 퇴원 후 심장재활까지
의료진들 간 협동심에는 문제는 없을까. 오래전부터 병원 자체적으로 협업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왔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게 의료진들의 설명이다. 신동성 부센터장은 "우리 병원은 2001년 개원 이후 뇌혈관질환에 관계된 진료과 의료진들이 2주에 한 번씩 모여서 환자 경험을 공유해 왔다"며 "이를 토대로 진료과 간 협업이나 전과를 활발히 진행했는데 실제 심뇌혈관질환 환자 치료에 있어 매우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순천향대 부천병원의 심뇌혈관질환 치료 성적은 높다. 심혈관질환중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급성 심근경색증' 3년(2020~2022년) 평균 사망률은 4.79%이다. 마찬가지로 뇌혈관질환 '급성뇌경색 시술 개통률' 3년(2021~2023년) 평균은 95.2%다. 모두 소위 '빅5'라고 말하는 병원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기반 응급심뇌혈관질환 네트워크 시범사업'과 '심뇌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 등 두 가지 시범사업에 선정됐다. 뇌졸중·급성심근경색 등 응급심뇌혈관질환 발생 시 심뇌혈관질환 전문의 네트워크를 구성해 이송, 전원, 최종 치료를 신속하게 연계하는 게 목적이다. 심뇌혈관질환센터 조윤행 센터장(심장내과)은 "이번 심뇌혈관질환센터 개소를 통해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급성기 환자들뿐 아니라 외래를 통한 만성 환자들까지 모두 아우르는 센터의 체계를 갖추게 됐다"며 "당일 진료부터 퇴원 후 심장재활 프로그램까지 심장질환 환자의 전주기에 걸쳐 빈틈없는 의료행위로 환자 중심 진료와 치료를 구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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