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설움 날린 이강인, 창의적인 로빙 패스로 챔스 1호 도움
[박시인 기자]
이강인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PSG는 6일(한국시간) 오전 5시부터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아노에타에서 열린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와의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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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강인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
| ⓒ EPA/연합뉴스 |
'후반 교체 투입' 이강인, 음바페에게 환상적인 로빙 패스로 도움 기록
홈팀 소시에다드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구보 다케후사, 미켈 오야르사발, 셰랄도 베커가 전방에 포진한 가운데 중원은 브라이스 디아스, 마르틴 수비멘디, 미켈 메리노가 배치됐다. 포백은 아마리 트라오레, 이고르 수벨디아, 로빈 르 노르망, 하비 갈란으로 구성했으며, 골문은 알렉스 레미로가 지켰다.
원정팀 PSG는 4-3-1-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킬리안 음바페,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투톱에 서고, 우스만 뎀벨레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중원은 워렌 자이르 에메리,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가 호흡을 맞췄다. 포백에는 누누 멘데스, 루카스 베랄두, 뤼카 에르난데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나섰으며, 골키퍼 장갑은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꼈다.
2골의 여유를 가지고 경기에 임한 PSG는 수비 위주가 아닌 공격 지향적인 운영으로 소시에다드를 몰아붙였다. 전반 9분 박스 안으로 침투한 음바페의 컷백 패스를 바르콜라가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하지만 PSG는 전반 15분 일찌감치 첫 골을 쏘아올리며 리드를 잡았다. 음바페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이후에도 PSG가 경기를 지배하는 형국이었다. 전반 29분 다시 한 번 바르콜라와 음바페가 기회를 창출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반면 소시에다드는 일본 출신 구보가 유일한 공격 루트였다. 전반 45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시도한 슈팅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PSG의 루이스엔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바르콜라 대신 이강인을 투입했다. 이강인의 몸놀림은 무척 가벼웠다. 후반 3분 전진 드리블 이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과감하게 왼발슛을 날렸지만 수비벽에 걸렸다.
이강인의 존재감이 발휘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후반 11분 이강인이 수비 뒷공간으로 절묘한 로빙 패스를 찔러넣었다. 쇄도하던 음바페가 박스 안으로 진입 후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득점으로 마무리 지었다. 1, 2차전 합산 점수 4-0이 되면서 사실상 PSG로 기울었다.
PSG는 멘데스 대신 무키엘레를 넣으며 수비진을 정비했다. 소시에다드는 투리엔테스 바레네트세아를 넣으며 총력전을 준비했다. 소시에다드는 뒤늦게 발동이 걸렸다. 후반 18분 수비 멘디의 크로스에 이은 바레네트세아의 헤더가 골망을 갈랐지만 앞선 상황에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PSG는 우가르테, 솔레르를 넣으며 미드필더들을 대거 투입했다. 뎀벨레 대신 콜로 무아니까지 넣으며 공격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소시에다드는 후반 44분에서야 한 골을 만회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돈나룸마 선방에 막히고 튕겨 나온 공을 메리노가 밀어넣었다. 경기는 PSG의 2-1 승리로 종료됐다.
주전 경쟁에서 밀린 이강인, 반등할 기회 잡았다
이강인은 올 시즌 PSG로 이적한 이후 다소 꾸준함을 보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초반 부상을 당하며 신음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차출돼 자리를 비웠다.
지난 1월 열린 슈퍼컵에서 이강인은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우승컵을 들어올리는데 일조하는 등 PSG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며 기량을 인정받았지만 2023 아시안컵으로 인해 다시 한국 대표팀으로 떠났다.
아쉽게도 아시안컵 종료 이후 PSG로 복귀한 이강인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낭트, 렌전에서 연달아 선발로 출장했으나 후반 초반 교체 아웃된 데 이어 지난 2일 모나코와의 프랑스 리그앙 2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는 후반 40분 교체 투입돼 5분을 뛰는데 그쳤다.
이번 챔피언스리그 소시에다드전을 대비한 엔리케 감독의 배려인 것으로 예상 됐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소시에다드전에서 이강인은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시작했다.
이강인은 후반 교체 출전에도 불구하고 45분 동안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강인 특유의 왼발이 빛났다. 음바페의 침투 타이밍에 맞게 수비 뒷 공간으로 감각적인 패스를 찔러넣으며 도움을 올렸다. 이강인의 올 시즌 3호 도움이자 챔피언스리그에서도는 1호 도움이었다.
이날 소시에다드전에서 이강인은 1도움을 포함 슈팅 1회, 드리블 성공 1회, 패스 성공률 95%(22개 중 21개 성공), 지상 볼 경합 성공 67%를 기록하는 등 경기 세부 기록에서 두드러졌다.
이번 활약은 매우 고무적이다. 최근 슬럼프에 빠지며 2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된 이강인은 다시 주전 경쟁에서 반등할 기회를 잡았다. PSG도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르며 사상 첫 우승을 향한 가능성을 열어두게 됐다.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산세바스티안. 스페인 아노에타 - 2024년 3월 6일)
소시에다드 1 - 메리노 89'
PSG 2 - 음바페(도움:뎀벨레) 15' 음바페(도움:이강인)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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