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혼쭐나는 초전도체株 [이슈N전략]

김대연 기자 2024. 3. 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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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美 학회서 'PCPOSOS' 연구 결과 발표
"샘플 실물 보여주지 않고 영상만 공개돼 실망"
업계 혹평에 관련주 급락…연일 주가 변동 유의

[한국경제TV 김대연 기자]
<앵커> 초전도체 주가가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어제(5일)는 그동안 상승세를 탔던 초전도체 테마주가 일제히 급락했는데요.

김 기자, 미국에서 열린 초전도체 관련 발표회에서 왜 실망스러운 반응이 나온 겁니까?

<기자>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했는데, 기존 물질과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실물은 보여주지도 않았고, 해당 물질을 찍은 동영상만 공개했는데요. 업계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배경이 됐습니다.

LK-99 연구자인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메리대 교수는 지난 4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APS) 학술대회에서 'PCPOSOS'의 초전도성 실험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PCPOSOS는 LK-99라고 알려진 물질에 황(S)을 추가한 물질입니다.

연구진들은 이 물질이 '제로 저항(전기저항이 '0'인 상태)'과 '마이스너 효과(초전도체가 외부 자기장에 반발하는 현상)' 등이 나타난다고 주장했는데요.

김 교수는 특정 상황에서 샘플이 자석 위에서 완전히 뜨는 공중부양을 하기도 했다며, 1,600배 확대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장 참여자들은 해당 물질이 초전도체라는 명확한 증거가 없고, 모든 내용이 추측에 불과하다며 혹평을 내놨습니다. 실물을 공개하지 않아서 신뢰성도 떨어지고,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도 많았는데요.

전문가들은 학술 발표를 했다고 그 내용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초전도체 대장주라고 할 수 있죠, 신성델타테크 주가가 어제 14% 넘게 떨어졌습니다. 올해 들어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에도 안착했는데, 주가 변동성이 큰 상황이네요?

<기자> 그동안 초전도체 관련주들이 급부상한 건 국내 연구진이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물질 'PCPOSOS'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는데요.

신성델타테크는 연초부터 연구 발표 전날(지난 4일)까지 주가가 200% 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엔켐과 에코앤드림을 이어 상승률 3위를 기록했는데요. 지난해 7월 초로 범위를 넓혀보면 신성델타테크 주가는 1,000% 넘게 상승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도 지난해엔 50위권 밖이었는데,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5위(약 5조 790억 원)까지 올라섰다가 하루 만에 8위에서 10위(약 2조 8,900억 원)로 내려앉은 상황입니다.

이 외에도 초전도체 관련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어제 서남(-18.04%)과 아센디오(-18.57%), 씨씨에스(-12.10%) 등이 12~18%대 하락했는데요.

초전도체 연구 발표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기업 임원들까지 나서서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임관헌 신성델타테크 부사장은 지난 4일 6천 주를 팔았는데요. 앞서 지난달 23일에도 8천 주를 매도한 바 있습니다.

이호엽 서남 부사장도 지난달 29일 회사 주식 10만 1천 주를 장내 매도했는데요.

임원들이 자사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한층 더 위축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미 한국거래소는 씨씨에스와 신성델타테크 등을 잇달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는데, 과열 조짐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죠.

특히 초전도체 관련주들이 대부분 초전도체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주의해야 하는데요. 시총 10위에 달하는 신성델타테크도 가전제품 부품사인데, 자회사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이 퀀텀에너지연구소 지분을 보유한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였기 때문입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발표 이후 상승 재료가 소멸하면서 당분간 초전도체 관련주가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실체 없는 테마주를 경계하라고 조언했습니다.
김대연 기자 bigkit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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