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무례한 하차 통보 해놓고…‘응원’까지 바라는 뻔뻔함 [D:이슈]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고 있는 코미디언 김신영이 KBS로부터 하차 통보를 받았다. 김신영은 9일 녹화를 끝으로 하차한다. MC로 무대를 선 2022년 10월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의 일이다.
김신영에게 큰 문제가 있지 않은 상태에서 느닷없이 전해진 하차 소식은 대중의 의아함을 자아냈다. “제작진이 MC 교체 통보를 받고 당황해 연락이 왔고, 지난 주 마지막 녹화 관련 통보를 받았다”는 소속사(씨제스 스튜디오)의 공식입장을 통해 소속사와 제작진까지 당황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런 상황에서 KBS는 새로운 진행자를 소개하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응원’까지 부탁하는 뻔뻔함을 보여 시청자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번 김신영의 하차 과정은 방송에서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출연자 교체와는 사뭇 다른 일방적인 통보였다. KBS 예능센터장과 책임 프로듀서 등도 MC 교체와 관련해 이렇다 할 입장이나 배경을 설명하지 못했다. 심지어 KBS는 하차 통보를 받은 것처럼 입장을 밝힌 씨제스 측에 항의까지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청률 하락을 이유로 꼽기도 했지만, 설득력이 없다. 물론 고(故) 송해가 진행하던 당시에 시청률이 10%정도였던 ‘전국노래자랑’이 현재 6%대에 머무르고 있고, 주시청자층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평이 있던 건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임을 김신영에게 묻긴 힘들다. 시청률은 진행자의 인지도나 적합성을 넘어 프로그램의 구성과 연출력, 축하무대 등 게스트 섭외 능력까지 모든 부분을 종합해 받는 성적표다.
김신영이 MC로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받아들이기 어렵다. 앞서 ‘전국노래자랑’ 제작진은 “많은 후보가 있었지만 오랜 기간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시청자들과의 친화력 있게 소통하고, 가요에 대한 지식도 갖추고, 희극인으로서 출연자들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김신영이 최적의 얼굴이라고 생각했다”고 김신영이 고 송해의 후임으로 발탁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김신영이 고 송해의 후임으로 결정됐던 당시 오히려 KBS의 파격적인 결정에 박수와 응원을 보낸 대중이 많았다. 당시 KBS 사보에도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MC 발탁 소식을 담으면서 “김신영은 ‘국민MC’ 유재석을 제치고 예능인 브랜드 평판 1위에 오르는 등 세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이를 입증하듯 경기도 하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겸한 공개 녹화 현장에는 주말임에도 40여 매체가 참석해 뜨거운 취재 경쟁을 펼쳤다”고 자평했다.
KBS의 일방적인 통보는 처음이 아니다. 김신영에 대한 일방적인 하차 통보를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기 전에, 과거의 사례들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KBS는 지난해 11월 박민 사장 취임 이후 뉴스, 라디오, 예능, 다큐멘터리 등 기존 프로그램을 대거 폐지하고 출연자 하차 통보가 이어졌다.
앵커 전면 교체와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하차 통보,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 일방적 편성 제 등이 모두 이 시기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마니아층이 두터운 ‘홍김동전’ ‘옥탑방의 문제아들’ ‘역사저널 그날’ 등도 갑작스러운 폐지를 겪었고, 오는 4월 방영 예정이던 세월호 10주기 방송 ‘다큐 인사이드 –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가제)’도 KBS의 반대에 부딪혀 제작이 무산됐다.
박민 사장은 취임식 당시 “KBS의 고질적인 문제는 내부에 있다”며 주요 임원을 새롭게 꾸리고 100명이 넘는 직원의 인사발령을 진행, 뉴스 진행자를 전면 교체했다. 이 시기 기존 예능센터가 기존 조현아 센터장 체제에서 한경천 센터장 체제로 변경됐다. 조 센터장은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MC 발탁에 전폭적인 지원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때문에 조 센터장의 흔적 지우기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이 같은 상황들이 이어지면서 이미 KBS를 향한 시청자들의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현재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만 봐도 알 수 있다. 취임 후 일방적인 프로그램 진행자 교체 및 폐지를 반복하는 박민 사장 사퇴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KBS 본사에서 열린 공사창립 51주년 기념식에서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시청자를 위한 책무 이행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박민 사장의 말이 무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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