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벚꽃엔딩'에 충격…올 봄꽃축제 과감하게 앞당긴다
봄을 맞을 때면 기후 위기를 실감한다. 해마다 봄꽃 개화 시기가 당겨지는가 하면 벚꽃과 진달래꽃이 동시에 피고, 서울과 경남 창원의 벚꽃이 동시에 피는 등 자연의 변화를 종잡기가 힘들다. 수상한 시절이지만 어김없이 봄은 왔다. 올봄 가볼 만한 꽃축제를 정리했다.
제주도를 빼고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화사한 봄 빛깔을 뽐내는 건 매화다. 남녘의 매실 농장을 환하게 밝히며 봄을 알린다. 전남 광양 다압면 매화마을이 대표적이다. 60년 가까이 매실을 재배한 청매실농원이 있는 마을이다. 오는 8~17일 매화마을 일원에서 광양 매화축제를 연다. 지난해보다 이틀 빨라졌다. 올해 축제는 입장료 5000원을 받고 같은 액수의 지역상품권을 환급해준다. 광양시청에 따르면, 5일 현재 개화율은 60%다.
광양에서 지리산을 동쪽에 끼고 올라가면 구례군이 나온다. 샛노란 산수유꽃과 웅장한 지리산이 어우러진 풍광이 그림 같은 산동마을에서 9~17일 산수유꽃축제를 연다. 역시 지난해보다 이틀 앞당겨졌다. 올해는 사전 신청자를 받아 ‘산수유 꽃담길’ 걷기 행사를 진행한다. 2.5㎞를 다 걸으면 기념품도 준다.
진해 군항제도 개최 시기를 앞당겼다. 애초 22일부터 4월 1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꽃샘추위 영향 때문인지 23일로 행사 개막을 하루 미뤘다. 그래도 역대 군항제 중 가장 빨리 시작한다. 매해 수백만 명이 운집하는 전국 최대 규모 벚꽃축제답게 가볼 곳도 많고 에어쇼, 군악 공연 등 볼거리도 다채롭다. 중원 로터리, 진해루, 경화역, 해군사관학교 등에 인파가 많이 몰린다. 주말에는 주요 벚꽃 명소를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할 예정이다. 경주 벚꽃축제는 진해 군항제보다도 먼저 열릴 예정이다. 이달 22~24일 대릉원 돌담길을 중심으로 축제를 연다. 단 경주시는 기상 상황에 따라 축제 시기가 바뀔 수 있다고 안내했다.
지난해 서울의 봄은 정말 이상했다. 벚꽃이 예상 개화 시기보다 한참 일찍 피었다. 그 탓에 서울서 열리는 벚꽃축제 때는 앙상한 벚나무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올해 서울의 주요 벚꽃 축제는 일정을 과감하게 일주일 앞당겼다. 매해 4월 첫째주에 개최했던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와 석촌호수 벚꽃축제를 오는 27~31일에 개최할 예정이다. 100% 결정된 건 아니다. 역시 날씨가 변수다. 여의도 봄꽃축제를 주관하는 영등포문화재단 관계자는 “벚꽃 개화 예상 시기가 계속 달라지고 있다”며 “이번 주말이 지난 뒤 축제 시기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열한 왕벚나무에 만개한 벚꽃을 볼 수 있는 전남 영암 왕인문화축제는 3월 28~31일 왕인박사 유적지 일원에서 진행된다. 전남 신안은 이달 22일부터 4월 7일까지 선도에서 섬 수선화 축제를, 4월 5~14일 임자도에서 튤립축제를 개최한다. 수선화 축제 때 노란색 옷을 입고 가면 6000원인 입장료를 반값으로 할인해준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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